남아프리카공화국 엘리자베스항
 남아프리카공화국 엘리자베스항
2011년 해외항만사업 6건 수주, 건당 1.4억불 그쳐
현지 정부∙기업 파트너십 구축하고 PF 활성화해야

2000년대 접어들어 국내 항만개발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항만건설업계는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으나 업계의 해외진출 성과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최근 KMI에 따르면 해외항만개발사업 건수는 2008년 14건에서 2011년 6건으로 감소했으며 수주금액은 2008년 24억 달러에서 8.5억 달러로 줄어드는 등 미미한 수준을 보이고 있어 적절한 진출전략 마련이 요구된다. <전문>

한국엔지니어링진흥협회의 2011년 수주실적현황을 보면 건설분야의 해외진출 건수에 비해 항만분야는 진출 실적이 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외항만개발 진출 정책이 미흡하고 국내기업의 고부가가치 기술 역량의 부족 등 글로벌 경쟁력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2차 항만건설 CEO포럼’에서는 항만건설업계의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 대안 마련과 해외사업 활성화를 위한 전략과 과제가 논의됐다. KMI와 한국항만협회가 주관한 이번 포럼에서는 ▲해외항만 진출전략과 과제(이성우 KMI 해운물류연구본부 실장) ▲아프리카 항만시장 진출전략(김근섭 KMI 항만연구본부 전문연구원) ▲중남미 해외항만개발 사업의 진출전략(심기섭 KMI 항만연구본부 실장) ▲해외항만분야 진출 동향과 전략(신삼섭 해외건설협회 지역3실장) 등이 주제발표됐다. 포럼에서 나온 내용을 중심으로 아프리카와 중남미 항만시장 현황 및 진출전략을 알아본다.

아프리카, 2040년 1억 7,600만teu 처리
국가 항만인프라, 민간투자 경쟁체제 도입
아프리카 항만은 2011년 2,500만teu의 물동량을 처리했으며 1980년대 이후 연평균 9.5%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Drewry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오는 2016년 3,500만teu를 처리할 전망이다. 2040년에는 1억 7,600만teu의 물동량을 처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이는 2011년 물동량의 7배이자 연평균 7.0%의 성장세로, 아프리카의 경제성장률 6.2% 보다 높은 수치다. 벌크의 경우 2020년 11억 7,500만톤, 2030년 19억 9,800만톤, 2040년 36억 3,000만톤을 처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륙국가들의 통과 물동량이 전체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12개의 내륙국들은 높은 운송비(중국-라고스 1,000달러/아비쟌-라고스 2,000달러)와 긴 운송기간에 따른 연계 운송 활성화로 물동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2010년과 2040년 사이 증가율을 보면, 서아프리카는 600만톤에서 6,500만톤으로, 남아프리카는 1,300만톤에서 1억 4,800만톤으로, 동아프리카는 1,000만톤에서 1억 4,900만톤으로 각각 증가할 전망이다.

파나마운하 확장에 따른 캐스케이드(Cascade)효과로 선박 대형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 주항로에 1만 2,000teu급 선박이 5,000teu급을 대체할 것으로 보이며 피더항로는 현재 평균 3,000teu에서 5,000~7,000teu급으로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형선박 기항에 대비한 대심수항 개발 및 기존부두의 확장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항만관련 인프라 부족으로 기존 확장계획 완료(2020년) 이후에도 항만시설 부족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 항만인프라의 약 30%는 황폐하거나 재정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운영능력, 내륙연계, 보관관행 등에 따라 단기간의 시설부족현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체선은 평균 10~12일이며 Dwell Time은 세계 평균 5배인 20일이다.

아프리카 항만은 국가의 투자여력과 민간유치 노력이 부족한 편이다. 대부분의 국가 인구가 2,000만 이하이며 경제규모가 100억불 미만이며 항만 등 주요 인프라는 대부분 국유화이다. 그러나 최근 항만시설을 경제발전의 원동력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민간투자 유치를 위한 경쟁체제를 도입했다. BOT 방식 개발을 선호하기에 GTO의 신규 개발 제안이 늘어나고 있으며 민간사업자의 제안을 통해 신규 개발을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DPW의 세네갈 Dakar터미널
 DPW의 세네갈 Dakar터미널
항만건설시장 중국비중 점점 커져
국영 기업 및 지역기반 기업 강세
아프리카 항만건설 시장에서 중국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중국 건설업체는 중국개발은행(CDB)의 대규모 차관 및 아프리카 개발펀드 등을 이용해 항만건설시장 참여를 가속화하고 있다. 2011년 아프리카 건설시장 매출액 탑 10개사 중 6개 기업이 중국 기업으로 시장점유율은 40.1%이다. 반면 한국은 3.8% 수준이다.

최근 중국 CHEC는 가나항만청과 1.95억 달러 규모의 11개 어항 개보수 및 확장 공사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광산개발이 지속되면서 벌크터미널 확장사업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모잠비크에서 15억 달러 규모의 철광석부두(2,000만톤) 개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아프리카 항만운영시장은 해외투자 제한적 허용에 따른 국영 기업 및 지역기반 기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남아공의 Transnet은 국영종합물류기업으로, 항만은 TPT(Transnet Port Terminals)에서 담당하며 남아공 9개 터미널을 운영 중이다. 남아공의 Grindrod는 4개 벌크 터미널과 1개 컨테이너 터미널을 보유했으며 최근 모잠비크에 DP월드와 공동투자로 석탄터미널 개발을 추진 중이다. 아프리카에서 50년간 사업을 운영한 프랑스의 BAL은 서아프리카 중심으로 13개 컨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1년 360만teu를 처리해 점유율은 14.4%이다. 북부 아프리카는 민간투자를 허용한 이후 환적허브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를 제외한 소규모 국가는 국가직영 또는 GTO등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PMT, DPW, ICTSI, HPH 등 GTO의 아프리카 항만시장 점유율은 상대적으로 미약한 편이다. 네덜란드 APMT는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7개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두바이의 DPW는 6개 터미널 운영권을 확보했으며 남아공에서는 하역만 담당한다. 홍콩의 HPH는 1개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ICTSI는 1개 터미널을 운영하고 1개 터미널 운영권을 확보한 상태다. 신규진출 기업으로는 싱가포르의 Portek과 UAE의 Baobab 등이 있다.

정부와 장기 파트너십 구축 필수
심층적 시장 조사 및 연구 강화
아프리카 항만시장에 진출하려면 우선 장기적 차원의 파트너십 구축이 필수적이다. 정부, PA와의 파트너십은 가능한 장기간 상업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으며 G to B의 구축이 더욱 효과적이다. 유럽경제위기를 활용한 B to B 파트너십도 구축해야한다. 현지 성장 외국기업(BAL), 국영기업(Transnet), GTO(APMT, DPW,HPH) 등은 파트너십 투자를 희망하고 PPP를 가장 선호하고 있다.

다음으로 시장진출 조사 및 연구를 강화해야한다. 아프리카 시장은 정치 경제적으로 복잡한 시장으로 심층적 시장 조사가 중요하며 전략도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사하라 이남 항만개발 및 운영의 해외기업 참여는 매우 제한적이나 최근 자금 한계, 민간 효율성 입증에 따른 허용 가능성이 높으므로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남아공의 장기간 대규모 개발계획 참여는 경쟁이 매우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글로벌 선사와 연계해 준비해야한다.

진출방식 및 사업의 다변화도 필요하다. 아프리카 항만인프라 활성화의 핵심은 배후 도심과의 연계성 향상이므로 도로 및 철도 인프라와 연계 진출이 효과적이다. 자유무역지역, ICD, 재개발 등 다양한 사업 접근이 필요하며 최근 경제성장을 위한 아프리카 국가의 자유무역지역 개발 의향이 높기에 선제적 제안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투트랙 지원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 차원의 진출 전략 및 구상을 마련하고 금융, 기업, 인력 연계 전략과 함께 신규 거대 사업(내륙 수운) 등을 제안해야한다.

항만분야 성장유망지역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모잠비크, 탄자니아, 케냐, 나이지리아 유망지역을 집중하고, 특히 내륙국가 연계항만에 대한 연구와 조사가 필요하다. 또한 전문성과 체계성을 확보하기 위해 항만부문 인력 초청, 파견교육 프로그램 통합운영 등 항만개발 지원사업을 개선해야한다.

중남미 컨처리율 7.2% 고성장세 전망
코스타리카항 개발, 한국기업 참여 가능
2011년 중남미 지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1980년 200teu에서 2011년 4,100만teu를 기록하는 등 연평균 4.6%대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오는 2016년에는 5,900만teu를 처리해 연평균 7.2%의 성장세가 예측된다.

주요 국가별 항만개발 추진현황을 살펴보면, 우선 우루과이는 Rocha지역 ‘Palenque 심해항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Palenque 심해항은 5,000만~6,000만톤의 물동량처리를 목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총 3~4개의 터미널 건설 시 약 8~10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된다. 사업추진 방식은 운영권 30년의 BOT방식이며 입찰은 2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항만설계, 건설, 운영 및 자금조달 제안서를 접수하고 2단계는 최종 심해항 개발기준을 수립한 후 2013년 하반기에 입찰할 예정이다.

코스타리카의 경우 ‘The new Moin Container Terminal Project’를 진행 중이다. 2011년 8월 코스타리카 정부와 APM 터미널 간에 Limon항만의 'Moin Container Terminal(TCM)과 관련해 건설 및 운영에 관한 33년간 MOU 계약을 체결했다. APM은 항만준설, 방파제건설, 컨테이너 야드 등을 수행하고 정부는 4km의 연결도로 건설을 수행하게 된다.

3단계로 구분돼 추진되며 1단계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이며 6억불이 소요된다. 수심은 16m를 유지하고 1.4km 방파제, 600m의 2개 선석, 40ha 컨테이너 야드 등을 건설하고 포스트파나막스급 갠트리 크레인 6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2단계와 3단계는 3억불이 소요되며 1,500m 5개 선석과, 2.5km의 방파제, 접안수심 18m, 크레인 9~13기, 2만 9,000개 컨테이너가 적재 가능한 80ha 야드를 건설하게 된다. CH2M이 수십개의 Sub-Contractor로 2013년 상반기에 발주할 예정으로 한국기업 참여가 가능하다.

멕시코, BOT방식 4단계 프로젝트 진행
브라질, 중남미 최대 항만 ‘산토스항’ 개발
페루의 경우 ‘PIsco General San Martin Port Terminal’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6,230만 달러가 투입되며 운영기간은 30년이다. 1단계는 3, 4번 선석의 재정비 및 운영, 1번 및 2번 선석 수리 등이며 2단계는 1, 2번 선석을 컨테이너 전용부두로 전환하는 사업이다.

멕시코는 ‘라사로 까르데나스항(L.C) 2차 컨테이너 전용 터미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L.C항의 컨테이너 처리물량은 2006년 16만 1,000teu에서 2011년 85만 1,000teu로 급증했다. 부지면적 102ha, 안벽길이 1,485m, 선석수는 4개소, 수심 16.5m, 운영기간은 BOT방식으로 32년이다. 총 4단계로 계획된 이 프로젝트의 1단계 공사는 3억 달러 규모로 2015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브라질의 경우 산토스항의 개발계획 프로젝트가 있다. 산토스항은 중남미 제 1의 컨테이너항만으로 중남미지역 핵심 물류기지로 부상했다. 2005년~2010년 브라질의 연평균 GDP 성장률은 4.2%로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앞으로 산토스항의 무역이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산토스항은 일반화물, 액체화물, 컨테이너 등을 취급하는 다목적부두로서 식량, 액화석유가스, 철강제품 등 다양한 화물의 주요 수출입 운송통로로 이용된다.

현지지사 및 업체 등 네트워크 구축
금융조달 능력 및 동반진출 필요
중남미 해외항만사업의 진출전략을 살펴보면, 우선 현지지사를 설치하거나 현지업체와의 협력구도를 모색해야한다. 주요 정부 발주처의 프로젝트 사전 정보를 입수하고 발주처와의 지속적인 유대관계를 형성해 현지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금융 조달 능력도 확보해야한다. 중남미의 경우 상당수가 정부조달사업이고 해당사업이 금융을 동반한 형태로 발주함으로, 다른 외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금융조달 능력을 배양할 필요가 있다.

운영 노하우를 갖춘 기관과의 동반진출도 필요하다. 중남미 대부분의 사업들이 금융, 설계, 건설, 운영까지의 모든 공종을 포함하고 있으며 단일사업 규모의 대형화 추세이므로 엔지니어링, 항만운영사(물류기업), 선사, 건설사, 금융사 등으로 구성된 SPC로 진출해야한다.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가지고 현지 전문가를 양성해야한다. 콜롬비아의 경우 지사 설치보다는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현지인 채용을 통한 ‘현지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켜야한다.

이와 함께 인프라 시설을 건설해주고 자원개발권을 획득하는 패키지형 사업으로 진출해야하며 현지 정부 협상창구 개발 및 발주처와의 유대관계를 강화해야한다.

프로젝트 파이낸싱 활성화와 함께 정부의 금융지원이 필요하다. 정부차원에서 별도의 해외항만개발 인프라 기금을 조성하고 국내 건설사의 파이낸싱 능력을 제고해야한다. 또한 외국 디벨로퍼들의 발주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수주기회가 높기 때문에 이들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전략적인 추진이 요구된다. 브라질의 경우 브라질 기업으로 제한되거나 이들 기업이 포함된 컨소시움 구성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중남미 국가들은 자원개발을 통한 경제성장을 도모하기 때문에 운송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 이에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필요한 재원 확보 및 외국인 투자유치를 적극 유도해 정부의 우선사업을 집중 공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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