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마련한 신년인사회 행사장 전경.
해양수산부가 마련한 신년인사회 행사장 전경.
해양수산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해 덕담을 나누며 교류하는 ‘신년인사회’가 1월 9일 있었다. 오후 5시 해양수산부 지하 2층 대강당에서 열린 올해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인원은 줄잡아 400여명. 김성진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한 해양수산계의 단체장들과 기업의 CEO(임원)들이 예년처럼 많이 참석해 그 어떤 행사보다도 대성황을 이루었다.

 

그러나 예년의 스탠딩 다과회와는 달리 라운드 테이블에 좌석을 배치하고 한쪽벽면에는 뷔페식 음식을 마련해 놓아, 공식행사 이후에 저녁식사를 하도록 한 진행방식으로 인해 행사의 취지가 퇴색된 ‘무늬만 인사회’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소는 예년보다 휠씬 넓었지만 착석 테이블로 인해 참석자들간의 자유로운 교류가 힘들어 수백명이 함께 했지만 실제 인사를 나눈 사람들은 많아야 수십명에 불과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의 여러 인사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기대하고 참석했던 기자도 사진을 찍느라 행사장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참석자 면면을 확인하기가 참 힘들었다.

 

장방형으로 길죽하게 마련된 좌석으로 인해 교류가 원활하지 못했다.
장방형으로 길죽하게 마련된 좌석으로 인해 교류가 원활하지 못했다.
저녁식사를 겸한 행사라는 점과 연세가 높으신 분들을 고려한 착석 테이블은 나름대로

배려가 있는 준비성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행사장이 장방형의 길죽한 공간이어서

중앙에서 진행된 식전행사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진 것은 물론 참석자들간의 자유로운 교류를 저해하는 요소가 되고 말았다.

 

어설프게 바꾼 진행방식으로 인해 공식행사에서 있었던 인사말과 건배제의 등은 일부 중앙테이블에서만 함께 할 수 있었고, 양측 싸이드의 참석자들은 누가 무슨 말을 하는 지조차 제대로 알 수가 없어 이번 ‘신년인사회’는 상호 교류가 차단된 ‘일방적인 인사’가 강요된 인상이었다.

 

이제까지 해수부의 신년인사회는 참석인원에 비해 좁은 공간이었어도 음료와 다과가 준비된 여러 테이블을 돌며 서로 다른 업계에 종사하는 기업인들과 정부*단체 관계자들간에 ‘격의없이’ 근황을 묻고 새해인사를 나눌 수 있는 유쾌하고 유용한 자리였다. 때문에 해운기업의 CEO들이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내서 참석하는 연례행사이기도 했다.

 

그러나 자리에 좌정한 참석자들은 어느 때보다 길었던 공식행사로 인해 좌석에 고정돼 있어야 했고, 일부 참석자들이 나가는 통에 어수선해진 분위기로 인사회는 순간 흔한 뷔페식 피로연장으로 변해버렸다.

 

식전행사를 마친 뒤, 단체장 등 주요(?)인사로 분류된 중앙테이블의 참석자(수십명)들이 다른 장소에서의 만찬을 위해 일시에 빠져 나가 ‘다수의 참석자들을 소외’시키며 행사장을 술렁이게 했던 것. 저녁식사를 겸한 행사를 마련했으면서 주요인사를 분류해 별도로 식사장소를 마련한 것에 대해서 ‘권위적인 구태’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듯하다.

 

 과거에 수산업계에서 신년인사회가 있은 날 장관이후 인사들과 함께 저녁식사 자리를 가졌었는데, 이번엔 그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행사를 저녁시간으로 조정했다는 후문이다. 그런 취지였다면 더더욱 모두가 함께 한 만찬이어야 하지 않았을까.

 

규제완화 시대를 맞아 기업인들이 관청에 드나드는 일이 과거처럼 많지 않다. 이런 시대에 기업인들과 공무원, 단체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류하는 신년인사회는 인사회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

 

앞으론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싶지 않다는 소리가 업계의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것은 행사진행에 문제가 있었음이 분명하다. 주최 측은 이번을 교훈 삼아 교류도 없고 주류와 비주류가 나뉘어 따로 노는 퇴색된 인사회를 또다시 되풀이하지 말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유쾌해야 할 신년인사회 소식을 이렇게 전달할 수 밖에 없음이  애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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