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무역관 황 홍 구 과장

원유, 희토류, 구리, 철광석 등은 최근 몇 년간 가격이 요동치면서 자원확보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기본적인 공급과 수요의 원칙을 차치하고 안정적인 자원확보는 국가 안보와 국제적 위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자원전쟁이 심화되고 각국이 속속 자원을 무기화하는 상황에서 특정 에너지에 의존하거나 에너지 수입을 일부 국가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주목받는 자원부국 캐나다
이런 자원전쟁에는 한국, 중국, 일본 등 주요 아시아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과거 아시아 국가는 자원 확보를 위해 아프리카나 남미에 주력했지만 최근 북미의 풍부한 자원시장으로 영역을 확대 중이다.
특히 2010년부터 캐나다의 석유, 가스 산업에는 아시아 국가의 투자가 눈에 띄게 활발해졌고 그 투자금액은 109억 캐나다달러에 달했다. 2009년 59억 캐나다 달러에 비하면 급격한 상승세인 셈이다.
캐나다는 서부에서 추출되는 오일샌드를 포함할 경우 사우디, 베네수엘라에 이어 세계 세 번째인 원유 보유국이다. 캐나다 석유생산협회에 다르면 원유매장량은 1800억 배럴에 달한다. 광물 부분에서도 캐나다는 세게 제 1위 생산량인 포타시, 우라늄을 비롯하여 알루미늄, 석면, 카드뮴, 코발트, 석고, 마그네슘, 몰리브덴, 니켈, 티타늄, 아연 등 광물 생산에서 세계 상위 5위 내를 기록하고 있다. 캐나다의 자원탐사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광업 금융투자 또한 연중 활발하게 진행된다. 이런 이점으로 인해 불안한 세계경제에도 불구하고 캐나다는 타 국가에 비해 정치, 경제면에서 안정적이며 최근 아시아 지역과의 무역, 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자원 확보전의 최전선에 서 있는 중국
캐나다 내 아시아국가의 해외자원투자 중심에는 중국이 있다.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30%를 자원개발에 투자한다는 중국의 행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원 확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확고하다. 2010년부터 해외 에너지 자산 매입에 들인 돈은 약 51조 원에 이르고 특히 북미시장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석유회사인 시노펙(Sinopec)사는 캐나다 알버타주의 석유, 천연가스 개발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여 주목을 받았다. 2011년 10월 캐나다 석유·가스 개발기업 데이라이트(Daylight Energy)사를 총 22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해 캐나다 정부 승인과 주주 동의를 기다리고 있다. 데이라이트사는 캘거리에 소재하며 2011년 2분기 약 4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했다. 이번 인수는 중국 국영기업의 캐나다 에너지 기업 인수건 중 두 번째로 큰 거래이다.

시작이 빨랐던 일본의 캐나다 자원 확보 현황
천연자원이 부족한 일본은 자원 확보 전쟁에 동참할 수 밖에 없는 처지이다. 여타 아시아 국가와 달리 캐나다와 일본의 자원개발 외교는 197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석유공사(Japex; Japan Petroleum Exploration Co.)는 캐나다 현지에 Jacos(Japan Canada Oilsands Limited)라는 법인을 설립하여 캐나다 오일샌드 부지를 인수했으며 1983년에 알버타주 북부에서 증기를 이용해 역청(瀝靑)을 액체화하는 시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2008년 Jascos사는 Hangingstone 프로젝트에 7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였다. 2014년까지 미개발지역을 개발한 뒤 일산 평균 2만 5,000 배럴에서 3만 배럴 상당의 역청 증산을 목표로 삼고 있다.
최근 일본은 안정된 전력을 공급받고자 미츠비시사, 도쿄가스사 등을 포함한 컨소시엄을 통해 캐나다 서부에 액화천연가스 공장을 세울 것을 협의하기도 했다.

한국 정부의 자원확보 노력
한국은 현 정부가 해외 자원확보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2011년 약 14조원을 해외 자원개발에 투자할 예정이며 이 금액은 장차 늘어날 추세이다.
한국석유공사는 2019년까지 하루 60만 배럴을 생산해 세계 40위권 석유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복안을 내걸고 공격적인 석유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 생산 중인 사업은 55개, 개발 중인 사업 12개, 탐사사업은 142개이다. 2006년에 약 2억 7천 달러의 BlackGold 오일샌드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2009년 18억 달러 규모의 석유정유 기업인 하베스트(Havest Energy Trust)사를 인수합병하기까지 캐나다 내 적극적인 투자를 해 왔다.
2010년 초에는 한국가스공사가 헌트 오일(Hunt Oil Canada)사 자산 약 5억 달러를 흡수하기 시작하였으며 연내 100% 지분을 흡수하는데 성공했다. 총 6,300억 캐나다달러가 투입됐으며 그동안 한국 기업이 캐나다 내 천연가스 관련 투자건 중 가장 큰 인수합병이다. 또한 가스 하이드레이트, 석탄층, 메탄가스, 셰일가스 등 차세대 에너지 자원으로 떠오르는 비전통 가스자원 선점에도 나서고 있다.

한국정부는 캐나다 광물자원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10년 4월에는 광물자원공사가 캐나다 구리개발 전문기업인 캡스톤(Capsone)사와 컨소시엄을 통해 파웨스트(Far West)사와 지분 100%를 7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을 통해 자주개발율이 낮은 구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캐나다 자원, 수출국 다양화
오일샌드 추출 원유, 천연가스 등 캐나다에서 생산된 자원의 기존 주 수출국이 미국이었다. 그러나 최근 캐나다와 미국을 잇는 송유관(Keystone)프로젝트에 대해 미국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캐나다 오일샌드는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등 환경적인 면에서도 부정적인 이미지로 각인되기도 한다. 또한 미국 내 셰일가스 개발로 인해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여 대미 가스 수출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로 캐나다 내부에서는 석유, 가스 등 자원 수출국을 아시아 지역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BC주 서부항으로 연결되는 송유관 건설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논의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는 캐나다 내 자원투자에 대한 아시아 국가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캐나다도 자원에 대한 수요가 높으며 미국보다 판매가를 더 잘 받을 수 있는 아시아 국가를 세일즈의 주요 대상으로 인지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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