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가 76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무역관들의 눈과 귀를 통해 파악한 전세계 경제활동 현장의 ‘90여개 이슈’를 생생하게 전달한 ‘2012년 세계경제’를 발간했다. 현재 전세계 산업계가 바라보고 있는 관심사를 ‘현장감’있게 정리한 이 책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비즈니스 동향과 트렌드를 파악하는 나침반 역할을 할만큼 환경과 관점이 서로 다른 85명이 정치, 경제, 기술, 산업, 문화 등을 넘나드는 다양한 주제로 집필한 내용이 담겨 있다. 세계경제 환경의 큰 변동성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각종 전망이 맥없이 폐기되는 현실 속에서 현장을 주시함으로써 현실을 헤아리고 미래에 대처하는 능력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관건이 될 것이다. 이에 광범위한 글로벌 경제이슈를 짚어내고 있는 ‘2012년 세계경제’의 내용(일부)을 KOTRA 측과 협의해 연재한다.                                                -편집자주-

 


                                                                        실리콘밸리 무역관 Mickie jo
각 정부의 지원아래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던 클린테크 산업 그 중에서도 최근 태양광 산업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왔던 태양광 업체 솔린드라 (Solyndra)의 파산신고 이후에 오바마정부는 클린테크 기업에 대한 정부대출보증 프로그램을 계속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이에도 불구하고 연이은 클린테크 산업들의 어려움으로 인해 클린테크 산업 지원을 토한 일자리 창출의 계획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태양광 업체의 어려움
클린에너지 사용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 보조 정책이 연이은 기업파산과 구조조정으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이번 여름 정부의 대출보증 프로그램으로 5억 달러 이상을 받은 솔린드라가 파산하면서 태양광 에너지가 정치적인 문제로 바뀌고 있다. 현재 태양광 에너지는 미국전력의 0.1%만을 차지하고 있지만 2008년 이후 미국에 설치되는 태양광 에너지의 와트는 70% 이상 증가하였다. 솔린드라를 제외하고도 미국 생산의 1/6를 차지하던 2개의 미국 태양광 기업이 8월 파산하였으며 4개의 다른 기업도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생산을 감소하고 있다.

미국 기업 퍼스트 솔라 (First Solar)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가격의 솔라패널 제조업체로서 아리조나 주에 본사를 두고 있다. 대부분의 솔라 패널의 주요 성분인 크리스탈 실리본이 아닌 카드뮴 텔루르 화합물 (cadmium telluride)을 사용하는 퍼스트 솔라는 실리콘 제품(14~15%)에 비하여 낮은 11~12%의 평균 효율을 내고 있다. 하지만 와트당 74센트 정도의 낮은 가격과 점차 나아지는 (실험실 17%이상)의 효율, 높은 온도와 먼지 속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2012년 세계 최대태양광 설치 업체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700MW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퍼스트 솔라의 주가는 일 년전 $175에서 현재 $50 미만이다. 비교적으로 선전하는 기업인 퍼스트 솔라의 주가 하락은 태양광 업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미·중 태양광 업체간 대립 심화
미국(특히, 캘리포니아)에서 사용되는 태양광 에너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솔라패널 제조업체들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5년내 미국의 시장 점유율을 절반 이상 차지하고 있다. 그린 에너지 기업의 최대 지원군인 중국정부에 힘입어 중국 기업들은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이미 세계 태양광 패널 생산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생산의 95%를 수출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미국으로 향한다. 저가 중국산 제품 덕에 미국의 태양광 패널 가격은 2008년 와트당 $3.30에서 2011년 1월 $1.80으로, 11월에는 $1.20으로 빠른 속도로 낮아지고 있다. 보통 태양광 패널은 230와트의 규격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솔라패널 제조와 유통에서 낮은 가격을 유지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반발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SolarWorld Industries America를 포함한 7개의 미국 태양광 업체가 지난 10월 상무부의 조사와 중국산 솔라패널에 100%이상의 보복관세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였다. 중국업체들이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중국 정부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받고 패널을 매우 낮은 가격에 덤핑한다는 것이 탄원서의 주 내용이다.

결국 11월, 미국 상무부와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는 중국 태양광 업체들의 솔라패널 덤핑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였고 현재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50~250%의 보복관세를 부과할 것을 고려중이다. 또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과 관련하여 국제무역규범을 어겼는지에 대한 여부도 조사 중이며 이 결과에 따라 추가 보복 관세 부과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같은 미국 정부의 대항에 중국 정부 산하 무역그룹에서는 ‘오바마 정부의 다음 선거를 위한 정치적 웃음거리(political farce)’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태양광 시장의 수요 감소
2011년 태양광 패널의 수요는 독일과 이탈리아에 힘입어 전년 대비 2배 증가하였다. 폴리실리콘 생산 용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태양광 패널 가격도 동반 하락하였다. 또한 업계 성장의 주요인이었던 유럽 국가의 지원제와 함께 이탈리아에서만 2010년 패널 판매가 857% 증가하였다. 유럽 발전 차액지원제도 (feed-in-tariffs)로 유럽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전력 사용료는 꽤 높았다.

하지만, 유럽의 재정 불안과 금융위기, 경기 불황으로 프랑스의 발전차액지원제도 중단과 함께 이탈리아, 독일에서도 정부 지원을 감소하였다. 경제적인 지원 감소는 태양광 패널 수요 감소로 이어졌고 독일에서만 연간 판매가 30% 이상 감소하였다. 생산량의 80~90%를 유럽시장에 의존하던 중국 업체들 역시 유럽발 경제위기로 수입주문의 상당수를 잃었다. 태양광판매의 세계적 수요는 2011년 10% 이하로 전망된다.
수요 감소는 시장 내 태양광 패널의 과잉공급 사태로 이어졌다. 2010, 2011년 2년간 세계 패널 제조 능력은 중국과 대만의 대형 투자로 3배 증가 하였다. 대다수의 과잉 생산은 문을 닫았으나 여전히 팔리지 않는 패널들이 생기면서 재고를 줄이기 위해 가격은 빠른 속도로 떨어졌고 그에 따른 패널 생산업체들의 이익은 줄어들었다.

2011년 초 평균 패널 가격은 와트 당 $1.75였으나 연말에는 $1.10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이 가격은 대다수의 서양 제조업체들과 중소 아시아 기업들의 생산 가격보다 낮은 것이다. 미 연방정부의 5억 3599만 달러의 대출보증 지원을 받은 솔린드라 역시 이렇게 파산하였다. 2013년까지는 성장이 부진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비용 감소를 해야 한다. 특히 제품의 패널 부품을 제외하고 금속이나 와이어 작업에서의 비용 절감을 해야 한다. 또한 신용 등급이 좋아야 한다. 비용절감과 좋은 신용등급은 결국 대형 서양 기업들과 저가 중국 기업들만 좋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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