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선박관리 인건비 문제 해외의존 심각, 40년사이 국적선박 90% 급감
韓해기사 연간 1,000명 공급력... 일본선주 국내 인력 아웃소싱 ‘기회’

국내 선박관리업 시장규모는 지난해 말까지 누적실적 20조 4,000억원을 기록했다. 선박의 소유와 관리가 분리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로 흐름에 따라 정부에서도 그동안 해운부대업에 머물고 있던 선박관리업을 독자적인 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지난해 선박관리산업 발전법을 제정해 지난 7월 1일 본격 시행을 추진하는 등 국적 선박관리기업의 육성을 촉진하고 있다.


한국선박관리협회에서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1967년부터 45년간 국내 선박관리업은 외국적선 선원 송출에 따라 미화 약 140억 달러(약 18조원)의 수입을 달성했고 국적선 관리로 인한 원화 2조 4,000억원을 벌어들였다.

 
 

선박관리업의 경제적 기여효과를 연대별로 분석해보면 1980년대에 연간 2.5억달러에서 5.3억달러의 외화를 획득해 가장 큰 수입액을 보였다. 이후 1991년을 기점으로 선박관리업의 수입은 계속 주춤하는 듯 하더니 2000년대 초에는 연간 외화 가득액이 3억달러대까지 급감했다. 그러나 선박의 소유와 관리의 분리 추세에 힘입은 2000년대 중반 이후에 다시 급히성장한 국내 선박관리업 시장은 지난해(2011년) 6.7억달러의 수입증대를 기록하며 빠른 성장세를 회복했다.


국내 해운기업도 선박관리 전문회사를 독립시키는 양상을 보였는데, 한진해운의 한진SM, 현대상선의 해양선박, STX의 STX Marine Service 등이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최근 (주)아이엠에스 코리아(IMS Korea)는 일본 선주인 이-이노마린 서비스 주식회사(IINO Marine Service Co., Ltd.)에서 30척의 선박을 추가로 관리하기로 했다. 선박관리업은 선박의 건조, 운항, 보수와 정비, 보험 및 클레임 처리를 비롯해 중개와 용선 계약, 상업적 자문 등 선박 전반을 관리하는 해운산업의 핵심 영역이다. 이러한 종합 해운서비스 개념의 선박관리산업은 싱가포르 등 아시아 일부 국가는 성장 단계에 진입했지만 우리나라는 사실상 시작 단계다. 이와 관련 국토해양부는 지난 7월 5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시장 진출을 위한 민·관 합동 정부정책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정한웅 국토해양부 선원정책과 사무관은 “선박관리업이 대한민국 해운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 작용할 수 있도록 ‘종합 해운서비스’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제2의 도약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연간 1,000명 이상의 해기사 공급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국내 선박관리업 여건 등을 강조함으로써, 인도·싱가폴 선박관리업계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 선박회사의관심을 지속적으로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 설명회에는 MOL, K-Line, NYK 등 일본 선박회사 관계자 등 200여 명과 모리 마사토 일본 국토교통성 해사국장 등이 참석하는 등 정·관계에서도 각별한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표로는 전기정 국토부 해운정책관을 필두로 정영섭 선박관리업협회 회장 및 STX마린서비스, 한진에스엠 등 14개 선박관리업체 임원진들이 참석하는 등 선박관리업의 양국 협업에 대한 각 이해관계자의 관심이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일본국적 선박 136척, 40여년간 91.4% 줄어
일본인 해기사 5만 4,700명으로 대폭감소, 외국인 선원비중은 지속증가..

일본 국토교통성 해사국의 자료에 따르면, 일본 국적 선박은 지난해 136척에 불과해 72년 1,580척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40여년 만에 약 91.4%가 감소했으며 일본인 외항선원 역시 지난 74년 5만 7,000여명에서 2010년 2,300명으로 급감했다. 이같은 원인은 외국적 선박과 외국인 선원을 투입하는 등 해외에서 아웃소싱을 추진한 결과로, 일본 정부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해소하기 위해 자국(일본)해기사 육성을 위한 대책을 수립 중이지만 아직 실효성을 평가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이처럼 비용문제로 많은 일본 선박소유업체(해운사)들이 선박관리를 외국에서 아웃소싱하고 있는 것은 반대로 국내 선박관리업계에 ‘청신호’가 될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선박관리사업에서 해외의존도가 높아 세계 1위를 다투는 최대 선박 보유국이라는 명성의 일본이 자국 고급 해기사 인력 양성에는 사실상 ‘걸음마’단계를 걷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일본 선박관리 시장에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싱가폴과 인도 등을 제치고 한국이 그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면 국내 선박관리업이 한단계 더 발전하고 양국이 서로 우호적으로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사토 일본 국토교통성 해사국장은 "인건비가 높아 선박관리를 대부분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며, “한국이 국내(일본) 선박관리에 적극 나서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히며 국내 선박관리 기업과의 협업 의지를 나타냈다.

 
 

국내 해기사 잠재인원 2,600여명, 연간 1,000여명 해기사 배출
일 선원 수요 대안노려.. 국내 선박관리 지속발전위한 구체적 아웃소싱전략 필요
국토해양부 선원정책과 관계자는 “국내 상당수 선박관리 전문가가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언어적 장점을 내세우는 한편 국내 선박관리업계가 일본과 유사한 문화적 배경을 공유하고 있는 점 등이 일본 이해관계 당국에 긍정저긴 검토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내 해기사 공급 수가 연간 1,000여명 이상에 달하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김원태 한진SM 마케팅팀장은 “한국은 매년 2,600명의 해기사 잠재인재를 배출하며 3년의 의무 승선기간을 거친 후 선박관리 전문가로 육성되고 있다”며, 국내 해기사 공급 능력이 인건비 문제로 인한 일본 선주사들의 해기사 수요를 충족시키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국내 선박관리산업의 제3의 도약을 위해 오는 2020년까지 관리선박을 국적선 1,600척, 외국적선 3,250척으로 총 4,850척까지 늘릴 계획이다. 일본 등 해외시장 진출을 통한 국내 선박관리업의 발전이 보장된 장밋빛 기회만은 아니다. 국내 선박관리업의 경제효과와 기회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발전방안이 수립돼야 할 것이다. 향후 국내 선박관리업의 발전방향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되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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