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별 육성산업 주시 “전략적 투자컨셉 수립”

대우인터내셔널, LG상사, 러시아·우즈벡 투자 성공사례 모델
한-중앙아 투자포럼, 7월 6일 롯데호텔서 개최

 

 
 
“신흥시장 개척을 통한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면 협력국과의 새로운 경제협력 포인트를 모색해야 한다.” 올해로 수교 20해를 맞은 한-중앙아시아의 투자포럼에서 김석환 한국유라시아연구소장은 CIS국가 투자전략을 이렇게 조언했다.

 

지난 7월 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 볼룸에서 개최된 동 행사에서는 무역 2~3조 달러를 지향하는 한국에게 있어 중앙아시아라는 신흥시장이 남미 국가와 함께 중요한 경제프로젝트 파트너로서 투자컨셉을 어떻게 수립하느냐가 경제성 극대화의 열쇠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날 행사에는 CIS지역의 주요 국가의 투자사업환경과 유망 프로젝트 사업에 대한 설명이 이뤄졌고 국가별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즈스탄, 타지기스탄 등의 각국 투자유치위원단이 참여했다.


방대한 영토와 함께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의 자원부존국인 CIS시장은 과거 구소련 연방에서 독립한 이후 지역경제공동체로 발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동 지역은 2000년대 이후 러시아 주도하의 CIS관세동맹 및 유라시아경제공동체 창설 이후 인구 2억 7,000만명이라는 거대 단일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또한 지리적으로 유럽, 아시아, 중동 대륙 간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 세계교통물류의 흐름에 있어서도 중요한 시장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집계한 지난해(2011)말 한-CIS 교역액은 265억달러로, 전년(2010)대비 20% 증가했으며, 글로벌 경제위기가 시작된 2008년 당시 수준보다도 13%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러시아 등과의 교역액이 전체 CIS 국가와의 교역에서 약 90%를 차지하는 등 주요국가 위주의 국가별 교역 및 투자 편중이 심각하다.


주요국과 국내 교역현황을 살펴보면, 한국의 대 러시아 수출은 지난해 사상 처음 100억달러를 돌파, 총 교역규모는 200억달러를 기록했다. 2011년 한해 한-러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32.8% 증가한 103억달러를 보였고 수입은 9.7% 증가한 108억 달러를 기록했다. 또한 글로별 경제위기를 겪었던 지난 2009년을 제외하고는 최근 5년간 수출규모는 연 평균 20% 이상 증가했다.

 

러시아의 주요 수출품목은 승용차, 자동차 부품, 합성수지, 가전 등이며 원유, 유연탄, 천연가스 등의 에너지 자원을 주로 수입해온다. 이에 따라 천연자원 수입과 수출이라는 교역구조에서 탈피해 신재생 에너지, 의료기기, 문화상품 등으로의 품목 다변화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두 번째 주요 교역국인 카자흐스탄과 한국의 교역은 2004년 이후 상승한 이래 2009년 경제위기로 약 30% 가량 하락하더니 이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양국의 교역은 96년 최초로 1억 달러를 기록한 후 감소세를 보이다가 2004년 2억달러대를 돌파한 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다가 지난해 약 15억 달러를 달성해 약 15배 가량 성장했다.

 

대 카자흐스탄 교역은 소비재 품목이 주로 수출되고 금속류 등 광물자원의 수입비중이 높다. 승용차, 합성수지, 칼라TV, 기계류 등이 주요 수출품목이였고 수입품은 알루미늄, 동괴, 합금철, 기타 비철금속 순이며 최근 2년간 한국산 승용차 및 가전 부품에 대한 수출 증가율이 타 품목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지난 한해 약 17억 2,000만 달러의 교역액을 기록한 우즈베키스탄과의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16억 7,9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 같은 시기에 비해 약 19.5%증가한 수치로 우리나라의 대 우주베키스탄 수출 품목은 자동차 관련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관련 제품을 제외한 주요수출 품목은 합성수지가 7,800만 달러, 편직물 4,800만 달러, 기타가구가 3,5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우즈베키스탄 수입은 4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약 81%가 증가했으며 면직물, 천연섬유원료 등 원면관련 제품이 주종을 이뤘다.

 

국내기업 CIS 투자액 최근 48억달러 기록,
지난해 한국기업 투자액 ‘카작-러시아-우즈벡-우크라이나’ 순
지난해까지 국내 기업의 대 CIS 국가 투자규모는 약 48억 달러이며 국가별로는 카자흐스탄이 약 19.4억 달러로 가장 많고 그 뒤를 이어 러시아(18.8억 달러), 우즈베키스탄(5.9억 달러), 우크라이나(2.5억 달러)순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주요 2개국으로 알려진 카자흐스탄과 러시아의 투자액은 약 32.8억 달러로 전체 누계액의 79.5%를 차지하고 있고 우즈베키스탄과 우크라이나를 더한 주요 4개국은 46.7억 달러로 전체의 97.2%를 차지하는 등 나라별 투자액 편중이 교역과 마찬가지로 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CIS국가들의 대 한국 투자액은 지난해 누계기준 8,900만 달러로 한국의 CIS 국가들이 보유한 CIS투자액의 약 1.8%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러시아를 비롯한 CIS국가들이 보유한 해외 투자자금의 한국 유치가 균형적인 한-CIS 경제협력을 위해 선결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동의 수출효자품목 ‘자동차’, “러시아·우크라이나 시장점유율 1,2위 다퉈,

의료서비스 시장 등 국가별 중점 육성산업 투자 노려볼만
한-CIS 국가의 수출유망상품은 전통적으로 승용차 및 자동차 부품이다. 현대자동차의 현지 공장 및 물류센터(쌍트뻬쩨르부르크) 준공에 따라 현지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내수시장 판매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될 것으로 보인다.


CIS주요국을 중심으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관련품목에 대한 수요 역시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지난해 승용차 시장은 전년 대비 약 39% 성장했는데, 이 중 현대자동차는 수입자동차 판매순위 2위를 기록하며 (16만 4,000대) 약 12%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우크라이나의 2011년 신차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약 36% 증가했고 현대자동차는 우크라이나 신차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자동차 등의 전통적인 수출효자 품목을 제외하고도 각국 정부에서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산업품목 역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CIS국가들의 보건 의식수준은 높은데 반해 의료시설 및 장비는 노후돼 있어 정부 주도로 의료산업 현대화를 추진 중이다. 러시아는 2006년부터 정부보건 프로젝트에 18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바 있으며 ‘의료장비 생산 프로그램 2020’ 등의 중장기 프로그램도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의료기기는 약 31억 달러(2009년 기준) 규모로 추정되는데, 전체 제품의 약 82%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정부조달에 의한 수요가 전체의 약 9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 주요 의료환경 개선사업에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자흐스탄 정부 역시 2020년까지 보건분야에 대한 정부예산을 GDP의 4%까지 확대하고 병원, 진료소, 실험실, 의료과학 개발시설에 의료정보통합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카자흐스탄은 지난 2009년부터 정부와 민관 파트너쉽을 통한 의료시설 확충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고 지난해부터 2015년까지 약 29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의료기기 및 장비시장은 최근 연간 10~15%의 성장을 보이는데 정부주도의 의료부문 개혁 프로젝트도 원활히 진행되고 있어 성장 추세는 향후 약 5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약 5억달러의 의료기기 시장이 확보돼있다.

 

국가별 유망프로젝트 제시.. “철도·교통인프라 건설 및 의료, 에너지효율사업 부각”
LG상사,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 주요 도시간 철도건설 참여
각 국별 유망 협력사업으로는 고속철도 건설, 교통시스템 발전사업, 종합 의료서비스 진출사업, 통신 인프라, 에너지효율 프로젝트, 풍력발전 등의 프로젝트가 떠올랐다. 러시아 정부는 2018년까지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 모스크바-예카테린부르크 등 주요 도시간 고속철도 건설을 완료할 예정이다. 고속철도 운영 국가의 하나인 한국 기업의 참여 가능성이 높으며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 구간 건설을 현대종합상사가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모스크바는 시 정부와 주 정부가 공동으로 2020년까지 모스크바 근교 교통시스템 발전 프로그램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주차 시설 및 교통망 현대화, 여러 교통수단 통합화, 지역 및 도시간 수송 시스템 개선, 모스크바 철도 여객 시스템 개발 등이 재고 중이며 대도시 발전에 따른 인공지능 도로관리 시스템을 이용한 근교도시 운행버스 통합 관리망 구축도 거론됐다. 동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기업으로는 LG상사가 있다.


한편 카자흐스탄 정부는 2020년까지 전국의 의료시설을 확충해 ‘국민 보건시설 개선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을 꾀하고 있다. 보건 환경개선은 현 정부의 주요 공약이기도 함에 따라, 약 5년에 걸쳐 총 26억 달러 규모의 병원 건립 및 보건환경 개선 관련 프로그램이 추진되고 있고 이러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의 의료술과 서비스는 카자흐스탄의 주요 협력 대상국인 러시아와 중국과 비교할 때 우위를 점하고 있고 현재 약 10여개 국내 의료기관이 카자흐스탄과의 협력사업을 진행 중이다.


우즈베기스탄 정부는 운송, 통신 분야 전체를 대상으로 2011년부터 2015년에 걸쳐 약 70억 달러를 인프라에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분야별 투자규모는 도로 및 교통시스템 개선에 약 34억 달러, 철도운송 분야 개선에 약 16억 달러, 항공운송분야에 6.5억 달러, 기타 통신 관련 기술 도입에 12.5억 달러를 각각 투입할 예정이다.

 

 
 
동 계획은 우즈베키스탄내 도로와 국제고속도로를 포함해 약 2,306km에 달하는 도로의 신규건설 및 유지 보수 프로젝트 및 1,030km의 철로 현대화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타슈켄트, 안디잔, 페르가나, 비쉬켁, 테르메즈 등의 지역간 주요 연결 노선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동 사업계획은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원부자재 수입시 2016년 1월까지 부과세 및 관세를 면제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프로젝트 진행시에 건설 중장비 및 건설자재 수요 증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장점이 있다.


우크라이나는 에너지 효율화 및 풍력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주요 에너지원을 러시아 등에서 수입의존하며, 러시아에서 파이프 운송을 통해 수입하는 천연가스는 수입가격이 원유가격 상승에 연동돼 계속 인상되면서 최근 우크라이나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에너지 효율청 발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향후 2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지난 2009년에는 차액보전제도를 도입하는 등 에너지효율과 관련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상반기 기준, 8억㎥의 천연가스 소비량을 절감했고, EU의 금융지원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9월에는 3,100만 유로를 지원받기도 했다. 동유럽 에너지효율 및 환경협력(E5P)에 따라 향후 7개 프로젝트에 약 3,000만 유로가 추가로 지원될 예정이다. 에너지효율과 관련, 우크라이나 에너지 보존 당국은 신재생 에너지를 통한 전력생산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풍력발전은 흑해연안, 아조프해 연안지역과 서부 카파시안 산맥지역을 중심으로 대체에너지 시장의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우즈벡 최대 방적업체 부상..
“가장 성공적인 외투기업 사례”
국내기업의 對 CIS 사업진출 사례를 보면, 식품업 분야의 한국 야쿠르트는 90년대 초,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도시락면의 일기를 발판으로 지속적인 매출증가를 이뤘으며 99년 모스크바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러시아 용기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동사는 현재 꼬야(KOYA)라는 현지 브랜드를 구축해 다양한 라면 제품과 현지 음식인 감자 퓨레, 오트밀 등 제품군을 다각화했고 2010년 6월에는 러시아 현지에 제2공장을 건설했다. 한편 롯데호텔은 모스크바 중심부인 아르바트에 2010년 8월 현지 호텔을 오픈해 지난해 5월에는 모스크바 206개 호텔 중 서비스 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섬유업 현지투자로 성과를 거뒀다. 동사는 96년 우즈베키스탄 페르가나 지역에 약 1,500만 달러를 투자해 ‘대우텍스타일 컴퍼니 DTC'를 설립해 방성공장을 가동하며 제직 및 합사공장설비 투자를 진행했고, 지난 2006년 ‘대우텍스타일 페르가나’설립 이래 연간 면사 20만톤, 면직물 1,500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또 08년 4월에는 4,0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해 ‘부하라텍스타일’의 일부공장을 인수, 방적 6만추의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대우 인터내셔널은 우즈벡에 3개의 방적공장을 확보해 우즈벡 전체 방적 생산량의 16.3%를 차지하며 우즈벡 최대의 방적업체로 부상했다. 동사는 유럽으로 약 80% 이상의 면사와 면직물을 수출하고 있다. 대우 인터내셔널의 우즈벡 시장진출은 가장 성공적인 외국기업 투자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제조업분야의 영산그룹은 우크라이나에 ‘영산 키예프’ 해외지사를 설립해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보일러(HVAC), 광케이블, 화학제품 등의 현지 수출입 제조업을 주력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동사는 현지 제조업체와의 합작투자를 통해 생산체계의 리스크를 최소화 했으며 현지생산 시설을 기반으로 러시아 및 기타 CIS국가로의 수출시장을 확대했다. 우크라이나는 투자 인센티브가 거의 없고 주변국에 비해 물가와 임금수준이 높아 슬로바키아, 폴란드, 헝가리 등의 인근 동유럽 국가에 비해 사업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동사의 사례는 직접 진출보다는 현지기업에 원자재 공급이나 합작회사 투자방식으로 우크라이나의 지리적인 이점을 살린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향후 CIS지역의 사업투자는 동 지역에서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WTO가입 및 역내 통합과정에서 CIS주요국들이 자국산업 보호를 위한 규제를 신설 혹은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경제통합 및 국가별 지정학적 위치 등을 고려해 동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각 국가별 육성산업섹터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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