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국정과제 추진되는 마지막 해

 

강국 실현 위한 탄탄한 체계 갖춰라”

 

예충열 연구실장 “부가가치 높여야 산다”
김인호 사장 “화물연대 등 근간 간과해선 안돼”
전일수 교수 “‘점진적 발전중’이란 발상 바꿔야”

 

한국물류협회가 주최한 제18차 물류정책토론회가 12월 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됐다. ‘글로벌 물류강국 실현을 위한 물류정책 합리화방향 모색’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정책토론회는 한국교통연구원의 예충열 물류연구실장의 주제발표와 물류협회 서병륜 회장, 인천대학교 전일수 교수, 용마로지스 김인호 대표, 건설교통부 물류혁신본부 박종흠 본부장, 한국로지스틱스학회 진형인 회장 등이 지정토론자로 참석했다.


이날 열린 정책토론회는 물류협회가 2002년 2월부터 5년간 개최해온 마지막 행사로 진행됐다. 물류협회에서는 이 자리를 통해서 5년간의 물류정책토론회 개최경과 및 향후 추진방향에 대한 내용을 보고하며 2007년부터는 한단계 업드레이드하고 정부의 국가물류기본계획인 ‘2020 글로벌 물류강국’에 부응하기 위한 ‘물류혁신특별 세미나’를 준비해 연 2회씩 1~2일 일정으로 개최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서병륜 회장 “구현가능한 정책방향 모색되길”
물류협회 서병륜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1회부터 지금까지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공동주최로 협력해 준 여러 단체에 감사드린다”며 “우리나라가 글로벌 물류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물류산업의 특성과 방향을 정확히 인식하고 그 토대 위에서 민간기업과 정부관련부처가 현실적 대책을 마련해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런 맥락에서 오늘의 토론회에서 물류정책의 방향이 다각도로 논의되어 구현 가능한 정책방향을 모색해 나가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로지스틱스 진형인 회장은 축사를 통해 “약 4년간 물류협회와 같이 토론회를 개최해 온데 대해 감회가 깊다”며 “여러모로 부족한 것이 많이 었었지만 그동안의 정책토론회가 우리나라 정책수립과 물류발전에 나름대로 여러 각도에서 기여해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글로벌 경쟁력 있는 주요 산업 분야의 성장과 10여개 글로벌 우수 브랜드 기업의 활동 그리고 동북에서의 물류, 금융 등 경제교역의 거점으로서 우리나라는 고도 선진국으로 진입하는데 손색이 없다”며 “오늘 마지막 정책토론회를 통해 특히 물류전문인으로서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가 되리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물류강국 실현을 위한 물류정책 합리화방향 모색

한국교통연구원의 예충열 물류연구실장
“물동량에 치우치지 말고 고부가가치 실현해야”


주제발표자로 나선 예충열 실장은 “우리나라의 물류중심전략은 이상적으로는 고부가가치를 중시하고 있으나 현실에서는 환적화물을 포함한 화물 처리량의 변화에 따라 성공여부를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아무리 우리나라 공항과 항만에서 많은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해도 환적물동량을 크게 늘리는 것은 어려우므로 최대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전략으로 재검토해 보다 치밀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예 실장은 이의 방안으로 몇 가지 안을 내놓았다.

 

인천공항 2단계 사업 완공전에 시설 재배치 필요
항공물류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인천공항 허브화를 가속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한한공과 아시아나의 중~한~일 항공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인천공항에 투자 의지를 밝힌 DHL과 TNT의 화물터미널 신축이 지연되지 않도록 해 동북아의 허브 기능을 유치하고 이들의 특송 네트워크도 적극 활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 또 현재 인천공항은 2단계 확장사업이 진행 중인데 시설의 확장만 가지고는 허브공항의 역할에 한계가 있으므로 공항과 인접한 지역을 국제비즈니스, 레저, 상업활동의 공간으로 개발하고 에어시티, 패션아일랜드, 팬터시아일랜드 등의 구상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통행량과 물동량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 또 2단계 확장사업과 함께 기존시설도 재배치하거나 확충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의 일환으로 중국노선이 크게 확대되고 있으므로 중국전용터미널의 건설과 체크인 카운터를 제휴집단별로 배치해 연계환승을 촉진해 시설 이용도를 제고해야 한다는 안을 내놓았다.

 

배후단지내 외국인 노동자 활용 허용해야
공ㆍ항만 배후단지에서의 부가가치 물류 활성화해야 한다. 배후단지를 조성하는데 있어서 자칫 분양실적에 집착하기 쉬운데 활성화에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우수한 비즈니스 모델을 유치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 예 실장의 주장이다. 이와 함께 배후단지 개발주체가 재량을 가지고 우수 국내기업을 유치하여 성공사례를 만들고 이를 확산시켜야 나가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획기적인 규제완화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배후단지에서 효율적이고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자유무역지역과 경제자유구역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항과 항만, 운영주체 단일화 이루어야
공항ㆍ항만을 통합운영해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 이의 일환으로 부산항과 광양항의 관리주체를 단일화하는 것을 지금이라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예 실장은 피력했다. 부산항과 신항, 광양항이 동일 관리주체에 의해 시설투자나 IR시 공동으로 노력한다면 소모적인 경쟁보다는 차별화된 유인책을 제공해 경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 이는 수도권에서의 인천항과 평택당진항에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및 지방 국제공항들도 동일 수요를 놓고 경쟁하는 추세가 전개되고 있는데 항만에서의 사례를 교훈삼아 공항간의 기능분담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자유무역지역ㆍ경제자유구역의 각종지원과 규제완화를 통한 활성화 도모 ▲아직도 대다수의 화주기업들이 자가물류를 고수하고 있는 만큼 세제지원을 통한 물류기업 육성정책의 실효성 제고 ▲신속한 통관과 다양한 물류정보 서비스 등 첨단 물류정보 서비스 제공 ▲대륙철도 연계사업의 지속적 추진 등을 주장했다. 특히 대륙철도 연계사업에 대해서는 “다양한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경제측면보다는 평화와 안보측면에서 더욱 중요함으로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예 실장을 주제발표를 마치면서 “올해는 동북아물류중심정책이 국정과제로서 추진되는 사실상 마지막 해라는 점에서 ‘마지막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며 “물류강국을 실현하기 위한 강력하고도 효율적인 체제를 정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진형인 회장 “물류에 대한 원스톱 시스템 갖춰져야”
첫 번째 지정토론자로 진형인 회장이 나섰다. 진 회장은 “21세기의 주역은 기업이요, 물류산업은 성장산업이기 때문에 물류기업을 성장시키는 국가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물류기업은 제조업과는 다르게 서비스의 성격이 강한 산업인 만큼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하며, 이런 맥락에서 아직까지 원스톱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고 있는 점을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로 꼽았다. 한편 “국내보다는 중국과 인도시장에 대한 분석과 전략이 이루어져야 하며 일본의 제조업체와의 파트너 쉽을 이루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인호 사장 “물류는 한 부분만 부각해선 안된다”
용마로지스의 김인호 사장은 물류의 핵심은 물류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SCM 체제가 확산되면서 물류에 포함되는 영역이 더욱 넓어짐에 따라 고부가가치의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더욱 어려워졌다. 이는 물류는 전체흐름 중에서 특정부분에만 강점이 있다고 질을 높일 수 없고 모든 라인이 일사분란하게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사회에서는 조달물류에서 판매물류까지 한 부분만을 확대해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큰 문제”라며 “화물연대와 항운노조 등 물류산업의 기초가 되는 업종에 대한 이해와 개선없이 물류강국을 실현하겠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전일수 교수 “빠르게 행동하지 않으면 구호로 그칠 것 ”
인천대학교의 전일수 교수는 외국에서 우리나라 정책을 두고 'No action planning only‘라고 칭하는 것을 봤다며 우리나라 정부의 정책실현에 대한 의지와 노력을 꼬집었다. “중국이 양산항을 3년 6개월만에 완공한 것을 보면 10년째 광양항과 부산항 발전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며 “항상 정부관계자는 점진적으로 나아지고 있다고 일관하고 있는데 공무원들의 이러한 마인드가 변화하지 않는 한 물류중심국 실현은 공허한 구호에 그치고 말 것”이라고 정부당국에 쓴 소리를 했다. 또한 “정부는 중국과의 차별화 없이 똑같은 정책과 포지셔닝으로 접근하고 있는데 전략 없이 접근하는 것으로 경쟁에서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 교수는 “우리는 우리의 현 위치를 제대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일본 물류시스템이 20대, 미국과 유럽이 30대라면 우리나라는 10대에 머물러 있다”며 “과연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강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1만불 시대의 개념으로 정책을 제시해서는 안되고 이제는 2만불, 3만불 시대적 개념으로 사고방식을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병륜 회장 “물류기업 성장의 원동력은 화주다”
물류협회의 서병륜 회장은 물류에 대한 정의부터 다시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부처마다 물류를 정의하는 개념이 모두 다른데 물류의 출발은 물량을 가지고 있는 화주기업에서 출발해야 한다는데 주목해야 한다. 직영을 하든 아웃소싱을 하든 이것은 모두 화주기업의 결정에 의해 좌우되는 것으로 결국 우리나라 물류기업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은 화주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의 변혁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문제”라고 역설했다. 이런 점에서 정부는 화주를 움직일 수 있는 화두를 던져 주어야 한다는 것이 서 회장의 주장이다.

 

박종흠 팀장 “자구노력 정도 기업에 반문하고 싶어”
건설교통부의 박종흠 팀장은 “정부는 지금까지 물류업체의 요구사항을 70~80% 수용해 적극 개선해 나가고 있다”며 “제조업체의 경우 정부주도형으로 성장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물류기업들은 글로벌 기준에 맞추어 지원하는 수준이라는 데에서 불만의 소지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많은 기업인들이 세계적 물류기업으로 성장한 외국의 대부분의 기업들이 정부의 정책에 힘입어서 성장한 것이 아니라 자생적인 힘에 의한 것이었다고 인정하고 있는 것을 본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자기노력을 얼마만큼 많이 하고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현재 시행되고 있는 물류기업 육성책에 대한 비판이 많이 제기되고 있는데 워낙 많은 기업들이 물류사업을 영위하고 있어서 ‘옥’과 ‘석’을 구별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가치를 높여주는 취지에서 시행되고 있는 것”이라며 “인증제를 통해 3자물류기업을 육성하고는 있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현재 2자물류를 영위하고 있는 업체를 비난할 수는 없는 일이다. CJ GLS나 한솔CSN의 경우 2자물류를 거쳐서 중견 3자물류업체로 성장한 것을 보더라도 단계별 수순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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