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미래물류기술포럼’, 300km 고속 화물열차(CTX) 등 차세대 물류기술 제시

 
 
인간은 끊임없이 발전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조금 더 편리하고, 효율적인 방법들을 찾기 위해 생각하고 연구한다. 이러한 원동력의 근원은 바로 인간의 상상력에서부터 나온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상상의 날래와 물류가 만난다면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날까. 미래물류를 예측하고 제시하는 설명회가 개최됐다. 지난 5월 말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2년도 미래물류기술포럼 제 1차 국제 세미나 : 미래 물류를 선도하는 첨단 화물운송 및 터미널 기술’포럼에서는 화물운송 및 터미널 부문의 경쟁력 있는 차세대 물류 신기술이 제시돼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욱한 건일 엔지니어링 전무의 ‘미래의 항만물류인프라-플로팅 구조물을 이용한 하이브리드 안벽 기술’과 박재현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의 ‘300km/h급 고속 화물철도 Cargo Train eXpress(CTX)’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 외에도 일본 물류기술 콜로키움 기관들이 작업한 ‘일본 테크노 슈퍼 라이너(TSL)의 실패사례’가 화상을 통해 전달됐으며 조순기 한국지능형교통체계협회 부장의 ‘Smart Road Smart Vehicle 구현을 위한 SMART Highway’ 등이 발제로 소개됐다.

 

 

움직이는 하역 장비
플로팅 하이브리드 안벽 시스템
해운업에서 화물의 선적 시간은 돈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컨테이너를 취급하는 속도를 소폭 개선하면 운영비용과 선적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항만에서는 컨테이너선이 부두에 접안하면 1열로 늘어선 크레인들이 하역작업을 진행한다. 선적에 필요한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했지만 크레인의 개수를 늘리는 것은 부두의 공간적인 제약 및 안정상의 이유 등으로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욱한 건일엔지니어링 전무는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욱한 전무는 ‘미래의 항만물류인프라 - 플로팅 구조물을 이용한 하이브리드 안벽 시술’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그가 제시한 방법은 육상안벽만을 이용한 단현하역작업에서 벗어나 플로팅 기술이 접목된 이동 가능한 하이브리드 안벽(HQW: Hybrid Quay Wall)과의 혼합 하역 서비스를 실시하는 것이다.
육상에 위치한 부두의 크레인만을 이용해 하역작업을 해왔던 것이 현재의 항만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여기에 육상에 접안해 있는 선박의 반대편 쪽(바다)에 플로팅 구조물을 이용해 하이브리드 안벽을 띄워 하역작업의 속도를 증가시키는 것이다.

 

 
 

 
 

그가 제시한 하이브리드 안벽 시스템의 주요 특징은 이동가능한 부유식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여러 가지 조건의 변화 및 기항 선박수, 선박 크기에 따른 안벽 배열의 최적화를 이룰 수 있다. 또한 선박의 대형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출현이 잦아지고 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많은 컨테이너를 운반하다보니 하역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이 전무는 “현재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경우 육상안벽만을 이용할 때 31.4시간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단현하역에서 벗어나 양현하역작업 시 소요시간이 24.3시간으로 크게 줄어들어 초대형컨테이너선의 경우 1-DAY 서비스가 가능해진다”고 언급했다. 그는 하이브리드 안벽의 또 다른 특징으로 피더선의 동시 환적이 가능하다고 제시했다. 이와 같은 특징 하이브리드의 특징으로 이로 인해 환적효율의 극대화, 컨테이너 터미널의 화물처리 능력 확대를 비롯해 기항선박의 체류시간의 최소화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전무는 “하이브리드 안벽 시스템의 특징을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시스템은 컨테이너 처리 효율을 극대화해 하역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발표에서 언급된 하이브리드 안벽은 1만 5,000teu 급 1선석과 2,000teu급 2선석을 대상으로 한다. 크기는 길이 480m에, 넓이 160m, 높이 7m의 부유식 이동 컨테이너 하역 장비이다. 이는 축구장 크기(7,140㎡)의 약 11배에 달한다. 크레인의 개수는 총 13개가 있으며 적재량은 900teu이다. 크레인은 벽체와 기둥으로 보강했고, 차량의 이동부는 거더로 보강했다. 


하이브리드 안벽은 바다 위에 떠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파도와 태풍 등 기상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욱한 전무는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해 “파고와 조수의 흐름 등을 고려해 설계 및 연구가 진행됐다. 또한 컨테이너 화물의 중량에 따른 하이브리드 안벽의 물에 잠기는 높이까지 고려했다”고 밝혔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경하 시 흘수는 3.27m, 건현은 3.73m이며 만재 시 흘수는 3.62m, 건현은 3.37m이다. 플로팅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중량에 따라 부상(浮上)하는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하이브리드 안벽의 내부는 이중외벽 및 격실구조로 제작해 구조물의 안정성을 확보했다. 더불어 해수유입 감지 센서를 설치해 혹시 모를 누수사고에도 대비했다. 또한 공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플로팅 구조물 안 격실은 직원식당 및 체력단련실, 추진실 등의 시설들이 위치한다.

 

 
 

하이브리드 안벽의 크레인을 통해 하역된 컨테이너는 차량에 실려 길이 45m, 폭 18.5m의 연결된 교량을 통해 야적장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조수 간만의 차이로 인한 높낮이는 최대 5m까지 대응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이 전무는 미국의 롱비치항, 싱가폴의 PSA 등 해외항만 및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들의 요구사항을 살펴봤을 때 “신규건설보다는 기존 터미널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고, 공사기간 단축 및 신속한 하역서비스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주변 환경의 영향과 공사 중 발생할 수 있는 직간접적인 간섭 등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요구한다”고 그는 밝혔다. 이러한 조건들을 생각했을 때 하이브리드 안벽의 경우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이 전무는 확신했다.


하이브리드 안벽 기술은 건일엔지니어링과 한국해양연구원, 삼성중공업, 토탈소프트뱅크 등 4사가 공동으로 개발했다. 4사는 2003년부터 개발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같은 하이브리드 안벽과 관련된 꾸준한 설계 연구에도 불구하고 동 연구안이 아직 실제 적용이 되기까지는 더 많은 기술 보완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300km급 고속화물열차 CTX
“기존 열차보다 약 3배 속도 우위”
박재현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융복합연구단 선임연구원은 ‘300km급 고속화물열차 Cargo Train eXpres(CTX)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박재현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 7개 수출국이지만 물류경쟁력은 그 수준에 못 미치는 22위를 기록하고 있고, 더욱이 수송경쟁력은 24위”라며, 아직은 부족한 국내 물류 인프라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현재 물류의 패러다임은 계속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국토의 물류허브화로 국제 환적화물이 증가하고 녹색물류 정책으로 인해 친환경, 에너지 절감형 운송수단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물류부문의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주요인은 유가의 급격한 상승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트럭에 주로 사용되는 경유는 최근 10년간 170% 상승했다. 그는 이어 교통사고 및 정체로 인한 혼잡비용 증가 및 정시성의 저하와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중 육상물류수송 체계의 문제점을 살펴보면 도로수송분담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2010년 79.6%)인 반면 철도수송분담률은 연간 3.9%씩 감소하고 있다. 급증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물류와 신속물류는 대부분 도로로 수송되고 있다.

 

도로 수송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철도의 경우 시급성이 낮고 대량으로 수송되는 벌크화물 및 항만 컨테이너 위주로 수송해 낮은 운송속도와 접근성이라는 단점을 가지고 있때문이다. 이러한 사례 검토 결과 철도운송에서 미래물류의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 그가 제시한 미래물류기술은 고속화물열차(CTX, Cargo Train eXpres)였다.

 

그는 프랑스의 화물철도 고속화 사례를 소개했다. 박 연구원은 “프랑스 고속화 열차인 떼제베(TGV)는 세계 최초(1984), 최고속(280km/h)으로 화물을 수송하고 있다. TGV는 우편물을 수송하고 있는데 이는 대형트럭 수송의 대체 및 기존 우편물수송 열차의 보완책으로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와 독일 간 고속화물을 수송하는 TGV Fret를 소개했는데, TGV Fret는 SNCF의 일반화물 수송열차로 10피트 미니컨테이너 40여개를 적재할 수 있는 전용칸이 있으며 최고속도 160km/h로 운행하는 열차다.

 


박 연구원은 이어 EU의 유로카렉스(Euro CAREX)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유로카렉스 프로젝트는 중장거리항공수송을 대체하기 위해 고속철도를 활용하는 프로젝트로 최근 유류비의 지속적 상승으로 인한 물류비용의 급격한 증가와 GHG, 소음저감 등 환경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으로 추진됐다. 그리고 늘어나는 항공수요로 인한 슬롯(slot)의 부족, 악천후로 인한 정시성 결여 등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진행되는 동 프로젝트는 알스톰(Alstorm)사와 지멘스(Siemens)사가 공동으로 300km/h급 고속열차기술을 개발해 최근 프랑스와 영국 간 시험운행을 시행했다.

 

유로카렉스 프로젝트는 2017년 첫 노선을 개통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고속열차 기술을 화물운송에 적용할 수 있는 CTX프로젝트란 무엇일까? CTX프로젝트는 가장 빠른 육상수송수단인 고속철도를 물류수송에 활용하는 것으로 물류수송의 리드타임 저감을 위한 복합일관수송체계 확립과 효율적 환적시스템 도입, 고부가가치 물류수송의 신뢰성 향상을 위한 물류정보시스템 구축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CTX는 최고운영속도 300km/h(표정속도 약 180km/h)로 기존 일반 화물열차의 속도인 90km/h보다 약 3배 빠른 수송 능력을 보인다.

 

 
 

박 연구원은 CTX의 정책방향으로 철도활성화 전략 수립 및 친환경수단으로의 전환 촉진전략, 철도운영 효율성 확대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철도활성화 전략 수립에는 철도물류 접근성 강화방안, 고속고속철도망 확충, 물류거점 연계성 향상, 복합일관수송시스템 구축 등이 필요하며, 친환경수단으로의 전환 촉진전략에는 철도 전환보조금 지원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여객과 화물운영을 분리해 CTX사업의 독립적 채산구조를 구축해 재무성을 확보하고, 고속선을 통한 화물 수송 시 사회적 한계비용을 고려한 새로운 선로사용 요율설정을 통해 철도운영 효율성 확대가 필요하다고 그는 밝혔다.

 

고속화물철도운송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 기술개발이 뒷받침돼야 한다. 우선 차량 부문은 기존 고속철도 차량에 화물수송전용칸을 독립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최근 시범운행을 가동한 해무-400X 롤링스탁(HEMU-400X Rolling Stock) 내부공간 기준으로 적재효율을 70%로 적용했을 때 컨테이너 최대수송용량은 최대 129톤, 적재량 367개까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환적시스템의 기술개발도 요구된다.


박 연구원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고속환적시스템 개발 기술로 15분 이내의 고속 상하역 시스템, 무진동, 냉장, 일반 기능별 ULD 개발, CTX 전용 레일포트, 화차 상하역 작업 자동화 시스템 등이 신 연구분야로 떠올랐다. 그는 “화차 내 실시간 진동, 온도, 습도, 영상정보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히는 한편, 정보시스템 분야에서는 품목, 수량, 취급조건 등 화물수송정보를 자동으로 인지하고 화차 내 적재상태, 미적재 등 오류를 인지하는 기술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성 분석 결과 CTX 비율이 높을수록 사회적 편익이 높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CTX가 일 157톤(도로 물동량 10%)를 운송한다고 산정할 때 운행비용 4.7억, 통행시간 5.8억, 환경비용 2.2억, 교통사고 0.07억 등 총 편익이 12억 9,000만원이 발생한다. 50%의 비율로 산정해보면 총 편익이 64억 5,100만원이다. 특히 환경비용이 10억 9,900만원으로 높게 나타났다.


박재현 연구원은 “CTX는 300km/h급 속도로 국가 간선수송체게에 혁신적 대안으로 수행이 가능하다”며 “철도수송의 단점인 환적 및 셔틀수송의 효율화를 위해 기술개발이 수반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시스템 구축 및 운영효율화 방안에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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