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위기 ‘나비효과’에 촉각

EU수입 20% 감소시 한국수출 138억달러 감소
무보공 단기수출보험 수출채권 지원책 꼼꼼한 비교·분석 바람직

 

글로벌 시대에서 ‘나비효과’는 더욱 강한 힘을 갖는다. 특히 해운업은 국경의 장벽이 없는 사업으로 그 영향 또한 빠르게 확산되고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2009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침체와 더불어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는 국내 해운업계의 불황을 가져왔다. 그리스 총선 이후 불안정한 유럽권 국가의 경제와 세계경기에 미칠 전망과 대응책을 지난 6월 개최된 ‘EU 재정위기 전망과 무역업계 대응전략 세미나’를 통해 짚어봤다.

 

현재 유럽연합(European Union 이하, 유로)은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이 순차적으로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이러한 재정위기 우려는 유로존 3~4대 경제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6월) 17일에 열린 그리스 총선에서 신민당이 집권에 성공했다. 이에따라 그리스는 일단 유로존 탈퇴를 유보하게 됐다.


6월 13일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개최된 ‘EU 재정위기 전망과 무역업계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유로존 위기의 장기화 우려에 따른 향후 국내 수출입 업계의 대응방안 수립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이날 세미나에서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재정위기가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주원 수석연구원은 “유럽발 경제 충격에 따른 수출 경기의 경착륙 가능성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한다”고 밝히며 “수출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선진국에 대해 한-EU 및 한-미 FTA의 이점을 살려 수출 위축을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연구원은 “최근 EU의 경제상황은 좋지 못하다.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고, 이후에도 2%미만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기선행지수의 하락 추세가 지속되고 있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경기전환전이 발견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금융위기 당시 EU 경제의 흐름을 살펴보면 분기별 성장률은 2011년 1분기에 정점으로 하락했다가 2012년 1분기에 ‘0(ZERO)’성장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소비와 투자, 수출이 모두 마이너스로 내수와 외수를 포함해 복합적으로 불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2009년 금융위기 EU의 총수입은 20%가 감소했으며 한국 대 EU 수출도 20% 감소했다. 무역협회의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2009년부터 2010년까지 평균적으로 20% 감소했고, 최저치는 40%를 기록했다. 주원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금융위기와 유럽의 재정위기를 비교했을 때 금융위기보다 재정위기가유럽에 미치는 악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하며 “유럽이 재정위기의 진앙지이고 금융위기 이후 찾아온 2차 충격이라는 점이 더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이어서 한국과 EU의 경제관계에 대해 발표를 진행하며 한국의 수출의존도(수출/GDP)는 1990년 24%에서 2011년 50%로 급격하게 상승했으며, 대만을 제외하고 주요국보다 높은 수출의존도를 기록하고 있다고 주 연구원은 밝혔다. 한국경제 성장은 수출에 의존하는 바가 높은 구조로, 간접적인 경로까지 고려하면 수출의 역할은 막대하다. 또한 한국은 지난해 對EU수출이 557억달러에 달하고, 2007년 이후 연평균 약 40억달러 내외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EU수입이 20% 감소시 수출은 138억달러, 40%감소시 277억달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 138억달러는 총수출의 2.5%, GDP의 0.7%에 달한다. 주 연구원은 “수출시장의존도와 EU시장의존도를 고려할 때 조선, IT, 자동차, 기계 등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고 밝혔다. 실제로 EU로의 수출 경기는 이미 2011년 10월 이후 큰 폭의 침체를 지속하고 있고, 업종별로는 선박, IT, 자동차가 심각한 부진세를 보이고 있다. 선박의 수출증감률은 51.3%, IT는 20.5%가 감소했다.


 
 
수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그는 “유럽발 경제 충격에 따른 수출경기 경착륙 가능성에 대비하고, 수출경기 침체를 보완할 수 있는 내수 활성화 정책을 고려해야한다”며, “선진국에 대해 FTA(한-EU, 한-미)의 이점을 살려 수출 위축을 방지해야한다. 그리고 중동과 중남미 등 비 주력 교역대상 지역에 대한 적극적 수출 진작을 노력하는 한편 시나리오별 비상계획(Contingency Plan)을 수립하고 계획 실행능력을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럽재정위기에 국내 무역업계가 고려할 수 있는 대응방안으로서는 국가간 무역과 해외투자 촉진을 위해 마련된 정부의 무역보험이 있다. ’92년 국내 무역보험 전담기구로 설립된 KSURE(한국무역보험공사)는 해외투자와 수출입 무역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고 위기상황시의 관리체계를 제공해 준다.


최창훈 무보공 차장은 무역보험을 통한 유로존 재정위기 대응방안을 소개하며 “유럽 재정위기 국가로 지정된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프랑스 5개국의 최근 2년간 보험현황 조사결과, 지난해 5월 23억원에서 올해 같은시기 73억원이 지원돼 50억원 가량의 보상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무보공에서는 해외 수입자 신용조사를 통해 외국기업의 대금결제 경험 및 재무현황, 사업성과 등 경영상의 제 정보를 확인한다. 또한 전 세계 70여개 현지 신용조사기관과의 업무제휴를 통해 연간 3만건 이상의 신용조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보공의 수출대금 미회수 시 위험제거 시스템인 단기수출보험(선적후)은 수출이행 후 수입자가 물품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의 손실을 보상하는 제도로서, 대상거래는 결제기간 2년 이내의 일반수출과 위탁가공무역, 중계무역, 재판매 거래 등을 취급한다. 선적후 단기수출보험의 부보율은 중소기업은 100%, 중견기업과 대기업이 평균적으로 95% 내외 수준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EFF단기수출보험은 수출기업이 수출한 후 수출채권을 금융기관에 매각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 공사가 수입자의 대금 미상환 위험을 담보하는 제도로, 대상거래는 결제기간 180일 이내 무신용장거래 및 360일 이내 신용장거래로 일반수출 또는 위탁가공무역 거래를 취급한다. 동 제도는 공사 신용등급 D급 이상인 기업 및 매출액 1,000억원 이상의 수출기업에 한 해 이용 할 수 있으나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매출액 300억원 이상 혹은 수입자와의 결제 실적이 미화 기준 300만달러 이상이 될 경우 이용할 수 있다. 수입자의 경우는 공사 신용등급 D급이상 또는 글로벌 우량기업에 한한다.

 

 

 
 
무역보험이 EU시장에 지속적인 수출을 추진하기 위한 수출기업의 활용 대안책으로 떠오른 것은 수입자의 상호 거래부담 증가에 있어 위험지역 거래 상 대금 미회수의 리스크를 제거함으로써 장기적인 거래규모가 축소될 수 있는 사태에 대한 우려를 막을 수 있고, 이에 따라 동 지역국가와의 수출거래를 유지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무보공이 지원하고 있는 안정적인 수출채권 유동화상품을 꼼꼼히 비교·분석해 개별 기업의 상황에 맞는 지원방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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