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수로 통항시 정확한 정보, 선위 확인과 시간적·정신적 여유 필수요소

 

항해 중 예인선이 신거제대교와  구거제대교1) 사이 견내량등표 인근 암초에 좌초한 사고를 예로

 

선박재원

 
 

사고개요
○예인선 야드 터그보트3호는 여느 오후와 다름 없이 순조로운 항해하고 있었는데, 이 선박은 경남 통영시와 사천시에 소재한 조선소 간에 선체구조물을 운송하는 선박이고 이 선박의 선장은 2년 동안이나 이 선박을 운항해 온 베테랑이었으므로 이 일대의 바다는 손바닥 들여다 보듯이 잘 알고 있었다.


2010년 11월 20일 15시 00분경 야드 터그보트3호는 선장을 포함하여 4명의 승조원과 함께 순풍을 받으며 통영시 덕포항을 출항하여 같은 회사 소속 예인선 4척과 함께 사천항 소재 조선소로 항해하고 있었으며 이 때 부선도 예인하지 않고 독항하는 상태였으므로 항해는 무척 쉬운 것처럼 보였다.'


선장은 항해사에게 조타를 맡기고 자신은 견시와 지시를 하는 상태로 속력 약 9노트를 유지한 채 신거제대교를 통과하였다. 신거제대교를 통과하면서 진침로 212도로 정침하였고, 이 때 조류는 약 1.2노트의 순조(順潮, 남서류)였다.

 

○구거제대교 반대쪽(남쪽)에서 올라오는 예인선열을 발견하고 피항조치를 취하다가, 신거제대교가 멀어지고  구거제대교가 가까워지면서 선장은 견내량등표 부근의 암초를 멀리 떨어져 통과할 목적으로 구거제대교의 14번 교각과 15번 교각 사이로 선수를 맞추었는데, 그 순간 반대편에서 본선 쪽을 향해 북상해 올라오는 예인선열을 발견하였다. 선장은 즉시 계획을 변경하여  구거제대교의 15번 교각과 16번 교각 사이를 통과하기로 하였다. 이 때 본선의 위치는  구거제대교 약 200미터 전방이었다.

 

○견내량등표에 너무 가까이 붙어 항해하는 바람에 인근 암초에 좌초되었다. 선장은 우현 쪽 견내량등표와의 거리가 가까웠는데도 위험을 느끼지 못 하고 견내량등표를 가까이 통과(정횡거리가 불과 10여 미터였다.)한 후 약 20∼30미터 정도 진행한 후 견내량등표 부근 암초에 좌초되었고, 좌초 중 충격으로 바로 튕겨져 나왔다. 이 사고로 야드 터그보트3호의 우현 추진기(제트펠러) 동체가 선체로부터 완전히 떨어져 나가는 손상을 입었다.

 

 
 

견내량해협에서 선박의 통항법 검토
○견내량등표 부근 넓은 암초의 존재와 이 암초 가까이 설치된 구거제대교로 인한 항행상 제한과 바른 통항법


견내량해협은 진해만의 남서부에서 미륵도 동쪽의 통영해만을 연결하는 좁은 수도로써 주로 어선과 예인선열 등 소형선박의 통항로로 이용되고 있으며, 구거제대교의 교각과 교각 사이의 폭은 50미터이고 교각 하부 선박충돌 방지공의 직경은 10미터이므로 선폭 40미터, 높이 22미터 미만의 선박만이 구거제대교를 통항할 수 있다.


통항선은 구거제대교의 북쪽에서 남쪽으로 항해할 경우 [그림 3]의 15번과 16번 교각 사이를 통과하고, 남쪽에서 북쪽으로 항해할 경우 [그림 3]의 14번과 15번 교각 사이를 통과해야 한다.


따라서 북상하는 선박은 좁은 수로의 오른쪽에 위치해 14번교각과 15번 교각사이를 통과하면 되므로 항해의 위험이 없으나, 남하하는 선박이 구거제대교를 안전하게 통항하기 위해서는 견내량등표로부터 최소 40미터 이상 떨어져 수심 0.2미터의 수중암초를 안전하게 정횡 통과한 다음, 북상하는 선박이 없는 경우 14번 교각과 15번 교각 사이를 통항하고, 북상하는 선박이 있는 경우 순조를 받을 때에는 등표와 정횡 후 208도 침로로 평행하게 약 80미터 거리를 더 전진하여 수중암초를 완전히 통과한 다음 우현으로 변침하였다가 15번과 16번 교각 중앙을 향해 자세가 잡히면 좌현 변침하여 통항해야 한다.


이 때 남서류에 의한 압류가 클 수 있으므로 선장은 선위 확인을 철저히 하여 압류의 정도를 신속히 파악하고 조류를 극복할 수 있도록 침로를 수정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견내량해협을 남하하여 구거제대교를 안전하게 통과하기 위해서는 경계를 철저히 하여 북상하는 선박의 존재여부를 조기에 확인하고, 구거제대교 부근에서 상대선과 마주칠 위험이 있는 경우 신거제대교를 통과하면서부터 감속하여 시간적 여유를 확보하여야 하며, 상대선이 구거제대교를 통과한 다음 공간적 여유를 가지고 안전하게 통항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고원인
○상대선의 조기 발견 실패 및 갑작스러운 항로 변경으로 인한 시간적·심리적 여유 부족은 결국 부적절한 조선을 초래하였다.


야드 터그보트3호는 신거제대교를 통과하면서 속력 9노트를 유지한 채 진침로 212도로 변침하고 유속 약 1.2노트의 남서류를 선미로 받으면서 구거제대교로 접근하던 중, 북상하는 예인선열 1척을 발견하고 구거제대교 부근에서 마주치는 상태로 조우하게 되자 갑작스럽게 구거제대교의 15번과 16번 교각 사이를 통과하기로 변경하고 구거제대교 약 200미터 전방에서 우현으로 변침, 견내량등표를 우현 현측으로부터 약 10미터 거리로 떨어져 통과한 다음 약 20∼30미터 더 진행하여 구거제대교 15번과 16번 교각 사이의 중앙부를 향해 좌현으로 변침하였다.


전술한 바와 같이 견내량수로의  구거제대교 부근에서는 만곡부가 형성되어 있으므로 신거제대교를 통과한 후  구거제대교 15번과 16번 교각 사이를 통항하기 위해 견내량등표를 정횡으로 통과할 경우에는 최소 40미터 이상의 안전거리를 유지하여야 하나, 야드 터그보트3호는 등표와 약 10미터 거리까지 접근하여 정횡 통과함으로써 수중암초 수역을 향하여 진행하였다.

 

○선위확인 소홀
구거제대교 부근 항로 폭은 약 180미터이고 교각의 가항폭은 40미터에 불과하며 유속이 빠르기 때문에 레이더 등 항해계기를 활용하여 선박의 위치를 신속 정확히 파악하면서 저수심대로 접근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하여야 한다.


그러나 선장은 최신화되지 아니한 지피에스 플로터에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선위파악을 소홀히 하여 수중암초지대로 진입한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


교훈
현재 설치된 견내량등표 부근의 수중암초는 견내량등표와 구거제대교 16번 교각을 연결한 선(208도)를 기준으로 동쪽으로 약 35미터, 남쪽으로 약 80미터에 걸쳐 존재하므로 견내량해협을 남하하는 선박은 신거제대교를 통과할 때 북상하는 선박의 존재유무를 조기에 확인하여 구거제대교 부근에서 마주치지 아니하도록 감속 항해하고, 부득이한 경우 수중암초의 위험성을 고려하여 등표로부터 40미터 이상 충분히 떨어진 거리로 정횡 통과한 다음, 조류에 유의하면서 남서방으로 80미터 거리를 더 전진하여 구거제대교의 15번과 16번 교각 사이로 통과하도록 매우 주의하여 조선하여야 한다.


이 예에서 본 바와 같이 협수로에서의 항해는 가항대가 넓은 항로와는 달리 여러 제한 요소들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협수로를 항해하는 선박의 선장들은 부디 과거의 경험적 지식(물론 본선의 안전 항해 달성을 위하여 필수불가결의 요소이긴 하지만)에만 의존하지 말고 다시 한 번 항해 관련 정보(조류, 암초, 통항방법, 시정 등)의 재확인, 정확한 견시를 통한 타선의 움직임 조기 파악과 시간적·심리적 여유를 잊지말기를 당부한다.


<제공=중앙해양안전심판원>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