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물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높이자”


구랍 4일 위험물 관리와 중국 물류에 대한 전망 논의
국제 세미나 불구 미숙한 진행 아쉬워

 


우리나라와 중국,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 물류의 주요 현안과 과제에 대한 국제 세미나가 구랍 4일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있었다. 인천광역시 물류연구회와 동북아전자물류연구센터, 동북아물류혁신클러스터, 인천신문사가 주최하고 인천광역시와 물류신문사, 한국해운신문이 후원한 이번 국제 세미나에서는 ▲항만과 공항에서의 위험화물의 효율적 관리 ▲중국물류 현황과 전망이라는 두 가지 대주제를 가지고 각각의 주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되었다.


인천광역시물류연구회의 전일수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세미나가 인천항을 비롯한 많은 항만들의 취급화물 중 절반가량이 위험화물로 분류될 수도 있는데, 이에 대한 우리나라 업계의 안전불감증 해소와 한중간 물류협력에 대한 연구로 바로 옆에 있는 중국이라는 큰 시장과 함께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는 데에 일조할 수 있기를 당부하였다.


첫 번째 주제에 대해서는 ▲(주)디지씨티 권오종 사장의 ‘위험물 안전운송 시스템의 구축을 위한 국제 기준의 포괄적 이해’ ▲한국해사위험물검사원 김충일 선임검사원의 ‘위험물 수출입물류 개선방안’ ▲싱가포르 ITE College East의 Aloysius Lim 교수의 ‘싱가포르에서의 위험물 처리와 화물의 안전’의 세 가지 발표가 있었다.


권오종 사장은 주제발표에서 올해 발생했던 ‘한진 펜실베니아호’ 사고와 UPS 화물기 사고 등의 실례를 들면서 “사고가 발생함에 있어서 애초의 발단이 위험물이라고 생각하는 일이 많은데, 대부분의 위험물은 증폭의 역할을 하지 직접적 원인이 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고 밝힌 뒤 “이러한 사고들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정상적으로 위험물 운송 규정을 지킨 화물의 사고는 거의 없는데, 위법적으로 운송되는 미신고 위험물에서 모든 사고가 나고 있으므로 우리는 불법위험물의 규제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오종 사장은 또 미신고 화물에 대한 추적은 미흡하면서 위험물 신고를 한 화주에 대한 규제는 지나치게 많아 역효과를 낳는 것은 재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김충일 선임검사원은 “화주들이 위험물 추가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신고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자신들의 화물이 위험물인지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며, 국내의 위험물 관련법이 150여개로 이러한 복잡성 때문에 전문가들도 분류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화주를 비롯한 선박회사의 화물 취급자 등 일반 관계자들의 위험물에 대한 낮은 인식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하였다.

 

김 선임검사원은 뒤이어 “위험물 또한 일반화물과 같이 미생물적ㆍ화학적ㆍ기계적 스트레스로 인하여 손괴가 일어난다”고 밝히고 대부분의 화물들이 컨테이너에 적재할 때 팔레트의 규격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빈공간이 대부분의 파손이나 붕괴의 원인이 되므로 적재를 완벽하게 하고 이를 위험물검사원에서 심사하여 통관을 결정함으로써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1부의 마지막 시간에 Aloysius Lim 교수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향수조차도 위험물이 될 수 있음에 대해 역설하면서 발표를 시작하였다. 이어서 그는 “싱가포르는 국토가 작아 항만이 인구가 밀집한 시가지와 인접해 있으므로 항만에서의 위험물 관리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어 있다”며, 싱가포르가 구성한 체계적인 위험물 관리 규정과 검색 시스템을 소개했다. 


1부 주제에 대한 토론에서 한국교통연구원의 노홍승 박사는 “이번 세미나와 더불어 최근 안전에 관한 세미나들이 많이 열리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안전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는 것”이라 말하고 여러 가지 연구와 발표는 많았으나 실제로 어떻게 시행해야할 지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고 지적하였다. 이어서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박용욱 박사 역시 “물류 속에서 안전이 중요한 요소가 됐다는 것은 우리나라도 드디어 선진국에 돌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해양 사고에 있어서 IMO는 모든 사고 중 45%의 원인이 ‘휴먼 팩터’이며 하드웨어와 시스템 내의 문제 속에 존재하는 휴먼 팩터까지 고려하면 80%의 원인이 된다”며 위험물 관리에 있어서도 휴먼 팩터를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제2부 순서에서는 먼저 중국 남개대학교 현대물류연구 센터의 김상욱 교수가 ‘천진기업의 물류 발전과 한ㆍ중국제 물류협력’이란 주제로 발표를 하였다. 김교수는 먼저 천진지역이 중국에서 현대물류가 비교적 빨리 시작된 도시라고 소개하고 천진 물류시장의 특징을 안정된 발전 추세, 소규모의 현지물류기업, 대규모의 외국자본 물류기업, 초보적인 물류산업체인 형성, 우수 외국자본 물류기업의 유치, 제3자 물류기업으로 전환 중인 국유 물류기업, 낮은 설비 전문화 수준과 기술수준 등 7가지로 분류하였다.

 

이어서 김교수는 동강 항구 건설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천진지역의 물류 현황과 항만 발전 전략들을 소개하면서 “동강항구는 천진개발구, 보세구와 가까이 있으며,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내륙과 육지의 연결이 용이한 입지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여 향후 천진지역의 물류산업 발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한 천진지역 소재 137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ㆍ중 양국간 국제물류협력 시스템 구축과 천진지역 기업들의 한국시장과 물류부문에 대한 인식 등을 알아보기 위한 기업조사를 실시하여 얻은 다양한 데이터들을 발표하였다. 기업 조사의 예로 천진기업의 한국 시장 투자 고려요인으로 66.67%가 경영자의 의지를 꼽았으며, 한국 시장 투자의 애로사항으로는 30%가량이 현지 시장정보 부족을 꼽았다고 한다. 이러한 조사들을 통해 김교수는 향후 천진과 한국의 국제 물류 협력을 위해서는 법률과 제도의 이해와 소통, 운영 체계 차이 통합, 물류 기초 시설의 확충, 물류 인재 공동 배양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부 2번째 시간에는 중국 남개대학교 현대물류연구센터의 Zhi Yan교수의 ‘중국 물류산업의 조직 특징 및 한국에 대한 시사점’이란 주제 발표가 있었다. 지엔교수는 해외 물류기업이 중국 진출시 사용하는 방법으로는 현재 53개 외국 기업들이 사용한 교통기반시설에 대한 투자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UPS와 모토로라와 함께 진입하며 보여준 제조 대기업과 동반 진입, 그리고 자회사 설립이나 합자회사 설립 등의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국적 물류 기업들의 진출에 비해 한국의 중국 진출은 더딘 편이란 의견을 피력하고,  향후 한국의 물류기업들이 중국의 작은 물류기업들을 흡수하는 합병이나 합자회사 설립, 전략적 연맹, 그리고 중국의 전통적 국영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물류 위탁 방식을 잘 이용한다면 성공적인 진출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조언했다. 


이어진 토론 시간에서 한국무역협회 물류지원단의 허문구 박사는 국제물류지원단이 현재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을 지원하는 사업들에 대해 간단히 언급한 뒤, 향후 중국내 국내 기업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성 있는 공용 물류센터 건립을 위한 연구와 더불어 중국 물류기업들이 우리나라에 진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도 힘써달라고 당부하였다. 그리고 전형진 박사는 김상욱 교수의 발표에서 설문조사 내용들이 적절하고 상세하지만 아직 그 결과를 통한 시사점 제시가 조금 부족했으며. 지엔 교수도 물류기업 진출의 기존 방식들에 대한 나열보다는 물류 네트워크의 확장과 고객확대의 방안을 위한 새로운 방법들을 도출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하였다.


첫 회를 맞이한 이번 세미나는 시의적절한 좋은 내용들을 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진행미숙으로 인하여 몇 가지 차질을 빚었다. 홍보부족으로 인함인지 방청인원도 현저히 적었으며, 초청받은 인사들의 불참으로 인해 격려사와 축사가 생략되고 토론의 패널 인원이 줄어들거나 교체되는 일도 있었다. 특히 프레젠테이션용으로 쓰인 노트북은 잦은 오류를 일으켜 행사 시간을 지연시키고, 발표자체를 엉망으로 만든 듯하여 안타까웠다. 또한 국제 세미나임에도 통역에 대한 준비를 소홀히 한 일을 지적할 수 있겠는데, Lim 교수의 발표를 한국어로 통역해 주지 않은 것은 방청객의 영어 역량을 높게 평가해준 것이라 할 수 있겠지만, 일체의 발표 내용이나 토론내용을 Lim교수에게 영어로 동시통역 해주지 않은 것 같아 실례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모쪼록 다음 세미나부터는 주옥같은 연구 결과들을 잘 살릴 수 있는 주최 역량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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