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디지털영상 이색체험 다양, “당일관람 아쉬워..”

 
 

2007년 11월 27일 2012세계박람회의 개최지로 확정된 후 4년여의 준비 끝에 5월 12일 막을 올린 여수세계박람회. 개막 17일째인 5월 28일 현재 총79만 여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여수세박을 다녀갔다. 앞으로 휴가와 방학시즌에는 더욱 많은 관람객이 여수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엑스포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개최되고 있는 여수세계박람회(이하 여수세박 또는 박람회)는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서 보여주듯 바다를 주제로 한 ‘해양박람회’이다. 해사산업계와 관련산업계는 그간 물심양면으로 박람회 개최를 지원했고 개막이후에도 적극적인 참여와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치전에서 준비과정까지 근 7년간 여수세박 관련보도를 낸 언론의 시선도 여수로 쏠려 있고 올 여름 내내 여수를 향해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본지는 지난해 강동석 여수세박 조직위원회위원장 인터뷰를 필두로 준비상황을 연중 시리즈기획물을 통해 짚고 올초 조직위 사무총장의 인터뷰로 박람회의 ‘준비 이상무’를 해운업계에 알려왔다. 여수세박의 성공을 바라는 해운인의 한사람으로서 10만명의 관람객을 돌파했던 개막 4일차, 5월 15일 여수를 찾았다. 강 위원장이 말했던 ‘감동이 있는’ ‘흥행되는’ 박람회를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하루로는 아쉽다’ ‘사전 스케줄짜기 필수’ ‘바다와 디지털영상 접목된 이색체험’.. 여수세박 관람 소감이다. 당일 코스로 다녀온 탓에 박람회 시설의 1/3도 관람하지 못했다. 따라서 박람회 둘러보기는 시설과 내용에 대한 총평보다 ‘준비없이’ 방문해 ‘정신없이’ 관람하고 ‘아쉬워하며’ 돌아온, 무계획의 관람경험을 통해 느낀 ‘효과적인 관람’에 필요한 정보(팁) 중심으로 스케치했다. 

 

 

 
 

 

 

 
 

 

 

바다보전 메시지 어떻게 표현?
한 차례 실패와 유치, 그리고 준비...여수세계박람회가 개최되기까지 7년여 기간을 지켜보았기에 여수세계박람회 현장에 하루빨리 가보고 싶었다. 여수세박은 기후변화에 따른 재앙적 해일과 홍수, 북극해빙, 바다쓰레기 등 바다의 보전과 개발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의적절한 주제를 내걸었다. 그러나 바다보전에 대한 메시지가 과연 박람회를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을까 매우 궁금했다.


하루빨리 확인하고 싶은 기자정신이 발동해 개막 4일째인 5월 15일 여수행 비행기를 탔다. 박람회를 관람하려면 입장권의 구입은 물론 박람회의 시설관람 예매와 교통편을 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입장권을 구입하고 나면 먼저 박람회의 80여개 시설중 8개 전시관의 경우 인터넷으로 관람예약을 해야 한다. 예약필수 전시관은 주제관과 아쿠아리움, 한국관, 대우조선해양로봇관, 기후환경관, 해양산업기술관, 해양문명도시관, 해양생물관 등이며, 이중 관람가능한 시설은 2곳으로 한정돼 있으니 흥미있는 분야이거나 관람평 등을 참고해 선택, 예약하면 된다. 전시관 관람예약은 시간을 정해 예약하도록 돼있으며, 박람회사이트에서 비회원으로 등록예약한 경우 예약확인이 되지 않는 불편함이 있으니 가능하면 회원으로 예약하는 것이 좋다. 그밖의 시설인 국제관과 기업관, 옥외 시설, 스카이타워 등은 예약없이 당일 현장 관람할 수 있다.   

 

 

 
 

관람팁 1- 수도권 교통편 확보가 급선무,  KTX급행 최고
입장권을 구입하고 관람일정이 구체화되면 교통편 확보를 가장 먼저 해야 한다. 교통편은 철도와 항공, 도로, 선박 등 다양한 운송수단이 있지만 철도이용이 가장 편리하다.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3시간만에 여수에 도착하는 KTX 급행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입장권 예매후, KTX를 이용할 경우 30% KTX비용할인을 받을수 있다. 항공편은 비행시간이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지만 양쪽 공항까지 이동하는데 드는 시간과 노력을 고려할 때 편하지도 효율적이지도 않다.


KTX급행은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각각 출발하며, 승차시간은 3시간 20분가량 걸린다. KTX급행 서울역 출발 열차는 하루 3편이며, 용산역 출발 역시 급행은 하루 3편이어서 미리미리 일정을 잡아 예매해야 한다. 용산역에서는 승차시간 5시간의 KTX도 하루 7편 운행된다. 당일관람을 희망한다면 KTX급행을 이용해야하고 이삼일 일정의 관람을 계획하고 있다면 5시간 걸리는 KTX가 시간과 좌석의 여유가 있다. 가족과 함께 1-2박 여정을 잡은 경우에는 승용차도 좋을 것 같다.


기자는 교통편을 급하게 확보하는 바람에 여수행 KTX 급행열차가 모두 매진돼 항공편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항공비용은 KTX의 2배이며 대기시간과 여수공항에서 박람회장까지 30여분 이동을 계산하면 KTX 이용에 비해 시간상의 잇점도 그다지 크지 않다. 오전 10시 비행기를 이용했는데 박람회장에는 12시경에 도착했다. 박람회장 부근에는 관광버스 하차지점과 공항버스 및 미디어, 조직위원회 관계차량 하차지점이 별도로 지정돼 있다. 공항버스와 택시 하차지점은 아쿠아리움 부근인데 이곳은 국제관과 여수엑스포역, 기업관과 꽤 먼 거리에 위치해 있다. 미디어센터를 먼저 들러야 했던 기자는 15분 정도를 걸어서 조직위원회와 미디어센터에 도착했다. 조직위원회 맞은 편 바다 측에 여수엑스포역과 국제관 디지털갤러리, 기업관, 해운항만관, 스카이타워 등이 위치해 있고, 엑스포역 바로 앞에 박람회장으로 입장하는 제3게이트가 마련돼 있다.

 

 

 
 
 

관람팁 2- 박람회장 안내지도 확인 관람‘동선짜기’ 필수
박람회장의 안내지도를 소지하지 않았고 전시관의 위치와 관람 동선에 대해서 미리 염두에 두지 않은 탓에 박람회장으로 입장하는데만도 30여분의 시간이 흘렀다. 막상 박람회장 현장에 가보니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당일관람에는 시간이 빠듯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순간부터 발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중요한 여수세박 관람팁 한가지를 깨닫게 됐다. 박람회장 전시관의 위치를 미리 확인하고 차편의 종류에 따라 가까운 전시관부터 관람하는 것이 시간을 절약하고 몸도 덜 피곤하면서 효율적으로 박람회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이때부터 ‘관람동선’과 ‘시간’을 계산하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막차인 9시 50분 열차를 탈 경우 오후 1시부터 시작해 9시간은 관람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1개 전시관 관람에 20분 정도 걸린다고 계산해도 볼 수 있는 전시관은 20여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처음 가본 세계박람회장 당일 현장에서는 어떤 전시관부터 관람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서울로 올라오는 KTX 막차를 예매해놓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엑스포역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고 역앞의 제3게이트를 통해 박람회장으로 들어갔다. 박람회장 입장은 구입한 입장권(카드)의 바코드 확인으로 가능하다. 평일이었음에도 게이트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현장에서 입장권을 구매하고 있었다. 박람회장의 안내지도는 전시장 앞에서 구했다. 

 

 

 
 
 

관람팁 3- 전통음식과 후식 판매하는 전시관도 있다
음식점은 3게이트를 들어서자마자 대하게 되는 국제관의 초입에 들어서 있다. 국제관을 마주하고 음식점을 찾다보면 국제관 사이 스트리트 상단을 덮은 지붕모양의 ‘디지털갤러리’의 이색적인 영상 퍼포먼스에 관람객들은 놀란다. 허공에서 순간순간 다른 디지털영상이 화려하고 역동적으로 바뀌는데 눈이 팔렸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 점심거리를 찾았다. 여수의 독특한 음식을 먹고 싶었는데 겨우 비빔밥집을 발견했다. 가격은 7,000원선. 그리 비싸지 않다는 생각을 했지만 일견 지방임을 감안할 때, 싸지도 않은 가격이다 싶었다. 나중에 관람후기를 쓴 다른 사람들의 평을 보니 박람회장내 음식가격은 싸지도 비싸지도 않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여기서 또하나의 관람팁.. 음식점이 몰려있는 곳에서 굳이 허겁지겁 허기를 떼울 필요가 없다는 점을 알아두면 좋다. 기자도 국제관을 몇군데 관람하고 나서야 알게된 사실이지만, 해당국의 전통메뉴 식사와 후식 등을 판매하는 전시관들도 더러 있다. 기자가 관람했던 전시관 중에는 터키와 독일이 그랬다.  

 

 
 
관람팁 4- 전시관 선택에 관람후기 참고하면 도움
점심이후 본격적인 박람회 즐기기에 들어갔다. 안내지도를 보고 주요 전시관의 위치를 대충 파악하고 나서 동선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가장 가까운 국제관부터 관람하기로 했다. 국제관에는 여러나라의 공동관과 개별관 등 104개국이 꾸민 전시관이 있다. 그러나 어떤 나라 전시관부터 볼 것인지를 미리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입구 디자인이 독특한 나라, 줄서서 기다리지 않는 전시관, 평소 가보고 싶었던 나라 순으로 닥치는대로 구경해나갔다. 그때까지도 전시에 참여한 국가에 대해 먼저 파악하고 관람국을 선택해서 시간을 안배하는 관람 요령을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모두 4개동으로 구성된 국제관의 어느 동에 어느 나라 전시관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선택한 뒤 관람해야 넓은 박람회장을 우왕좌왕하지 않고 알차게 관람할 수 있다. 그렇게 하려면 박람회장을 방문하기 전에 먼저 관람했던 이들의 전시관별 관람후기를 참고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기자는 개막 4일째 박람회장을 방문했기 때문에 관람객들의 후기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지만, 지금(5월말경)은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언론보도는 물론 개별 블로그에서도 관람평을 접할 수 있다.


국제관에서는 호주, 노르웨이, 러시아, 파나마, 덴마크, 스페인, 스위스, 독일, 모나코, 일본,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대서양관, 남태평양관, 터키, 러시아, 앙골라, 트루크메니스탄 등의 20여 전시관을 둘러보았고, 그밖의 특화시설중 주제관과 해운항만관 2곳을 들렀다. 인기를 얻고 있는 아쿠아리움과 대우조선해양관, 해양생물관, 스카이타워 등은 들러볼 시간이 없어 전시관 부근에도 가보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
각국의 이색문화를 접하고 싶어서 국제관 전시관을 관람하는데 6시간 가량을 할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한 모든 나라의 전시관을 둘러보지는 못했다. 국제관의 4개동을 오가며 디지털갤러리의 화려하고 변화무쌍한 영상을 구경하는 것과 스위스와 독일, 노르웨이, 러시아 등에서 디지털영상을 통해 체험한 바다체험은 아주 인상적이다. 해양수산연수원의 선박시뮬레이터를 경험해본 기자로서도 새로운 디지털영상을 통한 가상체험이었다. 


각국 전시관 중에서는 독일과 노르웨이, 스위스, 러시아가 인상에 남는다. 특히 독일관은 박람회의 주제와 전시내용에 충실하면서도 흥미로운 디지털 영상으로 인기가 높다. 일단의 관람자들은 4분여간 마치 유리잠수함을 타고 심해저를 여행하는 듯한 가상체험을 디지털 영상관람을 통해 경험하게 된다. 해저 5,000미터 깊이에서 해양개발을 하는 현장에 있는 듯한 체험이다. 독일 전시관에는 친환경선박 개발과 갯벌, 기후변화와 쓰나미 경보 등 바다와 관련한 심각한 문제와 미래지향적 바다이용 문제를 보여주는 별도의 전시도 충실하게 마련돼 있다.

 

 

 
 
 

독일, 5천미터 해저여행 디지털영상 체험관 인기
해양국인 노르웨이는 전시관내 가이드가 20-30명의 관람자들을 모아 선실로 꾸며진 공간에서 마치 승선한 듯한 체험을 통해 자국의 해양과 관련산업들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스페인의 경우 스페인 연안의 바닷물을 공수해 큰 비이커에 전시해 놓고 있다. 바다가 주제인만큼 각 대형 비이커에는 채취지역과 오염정도가 기록돼 있다. 단순한 전시내용이나 바다보전이라는 메시지를 색다르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이는 독특한 전시공간이다. 덴마크관은 해상운송에 대한 소개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들에게 친숙하면서도 상투적인 공간일 수 있다. 
 

스위스관에서는 만년설 전시공간과 비행체를 타고 알프스계곡을 여행하는 듯한 디지털 영상물의 상영이 흥미로왔다. 스위스에서 가져온 만년설은 우리나라의 단군조선 시대의 것이라고 하며, 자칫 만년설이 녹을새라 제한 공간에 몇 명씩 나눠 만년설 관람을 허용하고 있다. ‘시공간을 초월한’ 스위스 만년설과의 만남은 다시 체험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다. 마치 쓰나미 한가운데 있는 듯한 체험공간도 기억에 남는다.
러시아관은 해양의 역사를 아날로그 방식으로 전시한 통로를 통해 북극해 개발과 이용가능성에 관한 영상을 상영한다. 국제적 이슈인 북극해의 해빙과 북극자원 개발, 북극해 항로 등에 대해 알 수 있는 공간이다. 이 곳에서는 디지털 영상 체험을 통해 쇄빙선을 타고 북극여행을 하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다.
 

국제관에서 끝으로 관람한 곳이 일본관과 미국관이다. 과거 해운강국이던 미국과 현재 해운강국인 일본관을 빼놓을 수 없어 주제관과 해운항만관을 먼저 들러본 후 저녁 8시부터 관람을 시작했다. 이 두 전시관은 모두 일정한 관람자가 모일 때까지 대기해야 한다.
 

먼저 일본관을 들렀다. 이 곳의 전시관은 2개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두 곳 모두 영상물만 상영하고 별도의 전시시설은 없다. 일본은 ‘바다의 근원은 숲’이라는 메시지의 영상을 통해 지난해 겪은 대지진과 쓰나미에 대한 피해의식과 복구의지를 담아 바다정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특히 본 영상물(‘하얀 자전거) 상영에서는 쓰나미 이후 혼자 남겨진 한 소년의 재건의지를 통한 홀로서기 영상이 만화와 홀로그램을 접목해 보여준다. 만화강국다운 면모를 드러내 보이고 있는 일본관에 대한 관람객들의 반응은 공감과 ‘뭐야...’하는 반응이 엇갈리는 분위기였다.
 

미국관 역시 별도의 전시물은 없고 2개로 나뉘어진 공간에서 영상물을 상영했다. 첫 공간에서는 힐러리와 오바마가 차례로 등장하는 ‘바다를 보전해야 한다’는 내용의 영상 스피치를 접하게 된다. 본 영상관에서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자신에게 바다의 존재를 언급하며 보전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바다보전 캠페인성 영상물 상영에 그쳤다는 인상이다. 함께 관람했던 많은 이들도 미국관의 ‘훈계조’ 메시지 전달을 달갑지 않아하는 눈치였다.

 

 

 
 
‘바다보전’ 진지한 주제 디지털영상과 접목  ‘효과적’ 전달
주요 전시관 중 적어도 2곳을 봐야한다면 인기관보다 의미있는 전시관을 둘러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선택한 것이 주제관과 해운항만관이었다. 박람회의 주제를 어떻게 시현해놓았는지 궁금했고 해운전문기자로서 해운항만관은 ‘참새의 방앗간’격이다.
 

주제관에 도착한 것은 저녁 7시경. 국제관에서 주제관은 꽤나 거리가 멀다. 부지런히 갔더니 마침 관람객이 많지 않아 자유관람이 가능하다고 했다. 보통 예약해야 관람이 가능한 전시관이다. 주제관은 바다의 가치, 생물의 모태 바다, 위협받는 바다라는 주제를 표현한 공간에서 바다쓰레기와 해양오염의 심각성, 그리고 해양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영상물 상영과 퍼포먼스를 관람할 수 있다. 인파가 한산해도 대기시간과 관람시간까지 합하면 주제관 관람에 최소 30-40분이 소요된다.


사실 여수세박의 주제는 심각하고 진지하다. 그래서 서두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과연 이렇게 무거운 주제를 어떻게 관람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궁금했었다. 박람회 현장에서 확인한 주제전달의 방식은 디지털 영상을 통한 이색체험을 주제와 접목시켰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바다의 보전에 대한 메시지가 일반인들에게는 그리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디지털 가상체험을 통해 재미있게 즐기고 ‘바다보전’ 메시지를 ‘부지불식중에 인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주제관을 나와 해운항만관으로 이동했다. 주제관에서 해운항만관까지는 꽤 먼 거리여서 잰걸음으로도 10분은 족히 걸린다. 그러나 여수의 시원한 바닷바람은 주제관을 건너는 발걸음에 여유를 불어넣어준다. 연방 사진을 찍으며 유유자적 거니는 주변 분위기에 휘말려 당일관람의 촉박함마저 잊고 해변가에서 멀리 정박해있던 크루즈선박과 여객선을 바라보며 사진촬영을 하고 5월 싱그러운 햇살과 여수의 바닷바람을 만끽했다. 국제 크루즈선들이 한국기항에 여수를 포함시켜 여수세박을 관람하는 경우가 있는데, 때마침 2척의 여객선이 정박해 있었고 관람을 마친 여행객이 크루즈선에 탑승하는 것도 볼 수 있었다. 방송에서는 정명훈씨가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연주회가 7시 30분부터 시작된다는 안내가 흘러나왔다. 해운항만관과의 반대위치에 소재한 빅오시설과 아쿠아리움, 해양기후관은 멀리서 구경만 하고 이내 해운항만관으로 갔다.

 

 
 
한산한 해운항만관, 주변 인기 기업관과 대조
해운항만관은 기업관이 위치한 엑스포역 뒤쪽 편에 있다. 스카이타워를 지나 국제기구관 옆에 위치한 해운항만관 입구는 썰렁했다. 주변의 롯데나 LG, 현대자동차, 삼성 등 기업관에 비해서도 관람상황이 부진해 보였다. 실제 전시관에 들어가보니 관람자가 10여명에 지나지 않았다. 저녁 7시가 넘은 시간임을 감안해도 저조한 관람현황이다. 전시관 초입에는 한국 최초의 컨테이너선과 광탄선인 ‘코리아 리더’호와 ‘현대퍼시픽’호의 사진이 각각 걸려 있다. 더 들어가면 바다놀이터라고 쓰여진 등대와 주변을 연출해놓은 공간이 있고 컨테이너박스에 해운항만 이야기가 전시돼 있다.

 

또 한 벽면에는 해상운송의 중요성과 한국해운의 세계적 지위를 알 수 있는 전시물이 게시돼 있으며 중앙에 무대가 설치돼 있다. 때마침 무대에서는 한명의 무용수가 나와 영상을 곁들이 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였는데 관람객들은 그리 주목하지 않는듯 무심하게 타 전시물을 구경하고 다녔다. 무대 오른쪽 측면에는 ‘해양시대의 주인공’ ‘바다와 함께 하는 삶’이라는 제목의 또다른 컨테이너 벽면이 나온다. 이종철 회장과 곽인섭 이사장 등 해운업계 낯익은 인사들의 영상이 보이고, 섬유와 철강 우리생활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원자재의 수송에 해운이 기여하는 바가 그림으로 새겨져 있다.

 

또다른 공간에는 아마 영상물을 상영하는 스크린인 듯한데 기자가 찾은 시간에는 상영물이 없었다. 바로 그 옆으로는 ‘바다탐험, 바다퀴즈’ 시설이 설치돼 있다. 바다와 관련한 기초 지식을 묻고 답한 퀴즈코너이다. 세계 최초의 조선국이 한국이며, 해양깃발의 다양한 신호들에 대한 퀴즈, 배로 지구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시간은 800시간 등 흥미로운 퀴즈도 눈에 띄었다. 바다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해운항만관의 한산한 모습을 보며 해사관계 종사자 가족들이라도 꼭 들러보는 전시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았다. 저녁 8시경에도 삼성과 롯데 등의 일부 기업관에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관람객들이 눈에 들어왔다. 해운항만관과 대조적인 그 모습에 마음이 무거웠다. 

 

 
 
 

관람팁 5- 전시관·공연 즐기려면 당일 NO, 2박이상 OK
근 8시간을 박람회장 안에서 전시관을 오가며 관람하느랴, 장내에 설치된 광장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즐기지 못했다. 먼저 해양광장에서는 7시 이후에 각종 콘서트가 열린다. 그리고 박람회 측에서 대표적인 공연으로 자랑하는 ‘빅오쇼’는 9시 30분에 끝이 난다. 여러 관람후기에 따르면, 늦으면 앉을 곳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그러나 역에서 빅오 시설까지의 거리가 상당히 멀기 때문에 수도권지역민들이 9시50분 출발하는 KTX막차를 타려면 빅오쇼는 관람하기 어렵다. 기자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이 쇼의 시간을 30분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기업관으로 진입하는 초입의 기업광장에서도 시간대에 따라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국제관의 중앙거리에서도 다양한 분장을 한 사람들이 때론 전시동상처럼 행위예술을 벌이고 때론 춤을 추며 간이공연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박람회장에는 행사장마다 곳곳에 그늘막과 벤치가 설치돼 있어 전시관을 이동하는 막간을 이용해 충분히 쉬고 간식도 즐길 수 있다.
 

박람회장에서 진행되는 각종 공연을 즐기려면 당일관람으로는 힘들다. 일단 국제관 전시에 참여한 나라만 104개국이고 그밖에 한국관을 비롯한 주제관들과 기업관, 특화시설 등 총 전시관은 80개. 이틀 이상 여수에서 묶지 않는다면 이 모든 전시관을 둘러보고 체험하기는 무리다. 여기에 각종 공연과 행사, 바닷가 낭만까지 즐기려 한다면 이틀로도 부족할 판이다.

 

 
 

관람팁 6- 박람회장 축구장 20-30배규모-아이·어르신 동반시 ‘동선고려한 관람일정’ 필수
여수세박의 박람회장은 면적이 25㎡로 보통 축구장의 20-30배 정도의 규모이다. 워낙 넓은데다가 전시관과 공연장이 곳곳으로 퍼져 있어 이동시간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전시 및 특화시설에 대한 사전정보와 꼼꼼한 관람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이곳저곳을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 그간 여수세박의 홍보자료를 꾸준히 접해온 기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전에 관람일정을 짜지 않았기 때문에 머문 시간에 비해 관람 전시관수는 기대보다 줄고, 공연도 전혀 관람하지 못했다.


아이들이나 어르신을 동반할 경우 ‘동선을 계산한 관람스케줄’은 필수 준비사항이다. 박람회 측에서 배포하고 있는 ‘여수세박 200배 즐기기’ 내용을 숙지하는 것도 효과적인 관람준비가 될 것이다. 여수세박 관람상품은 CJ몰과 GS숍 등 쇼핑몰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여수 부근의 여행지와 묶어 주요 박람회 전시관 관람으로 일정을 잡은 다양한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박람회 일정짜기가 자신이 없으면 이러한 전문여행단체의 패키지 관람상품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생애 처음으로 경험한 세계박람회 관람, 여수세계박람회는 박람회 전체를 즐기기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괜찮았다.’ 전시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부 전시관과 특화시설이 보여준 여수세박은 ‘바다와 디지털영상 기술의 만남’이 주는 즐거움이 적지 않다. 아날로그적 전시물로 식상한 전시관도 적지 않지만 첨단 디지털영상기술을 바다라는 미지의 무대에 접목해서 보여준 해저바다체험과 북극해 쇄빙선 체험, 알프스계곡 비행체험 등은 일종의 ‘일탈’을 체험케한 이색경험들이어서 흥미롭다. 무엇보다 일반인에게 다소 쇼킹한 체험과 자극을 통해 바다를 경험하고 바다의 가치를 생각할 수 있게 한 기회는 되지 않았을까.

 

 

접근성은 충분히 해소 안돼, KTX급행 증편 필요할듯
그러나 유치시점에도 거론된 접근성의 단점은 정부의 다양한 개선조치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해소되지 못한 점이 크게 아쉬웠다. 이 문제의 추가적인 개선이 앞으로 남은 2달여의 박람회 관람객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편리한 운송수단인 KTX급행의 운송횟수 부족이 특히 아쉽다.

 

휴가시즌을 이용해 수일간 관람일정을 계획할 이들에게는 KTX완행 이용과 환승장을 이용한 다양한 접근수단이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단 이동시간이 5시간여로 길기 때문에 수도권의 많은 사람들은 KTX급행을 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점을 생각하면 급행의 횟수를 탄력적으로 증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육로 교통편은 차지하고, 항공편에 비해 절반가격인 KTX는 박람회장 제 3게이트 바로 앞까지 진입해 있기 때문에 비용 측면은 물론 시간 측면에서도 효율적인 운송수단이다.


당일관람의 부분적 절름발이 경험이었기에 여수세박을 단정적으로 평가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기자가 경험한 여수세계박람회장은 몇가지 아쉬움 속에서도 이색체험 기회를 제공한 ‘특별한 시공간’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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