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제조부문 무역 경쟁력 제고·亞시대 경제·정치·사회·문화 新패러다임 필요/ ‘협력형 FTA’ 국가경제협력 채널 기반 한·중 이익 극대화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한·중수교 기념행사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지식경제부가 공동주최한 ‘한중 동반성장 고위포럼’이 4월 17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 하모니볼룸에서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과 오영호 KOTRA사장을 비롯한 양국 정부 관계자 및 경제전문가 등 관계자 약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동 행사에서는 최근 중국의 12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 실시 및 경제성장 방식 전환 등에 따른 중국 주요정책 변화와 한중 산업협력 모델, 신 비즈니스 발굴 등이 논의됐다.
이날 중국 측 주요 인사로는 쩡페이옌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 이사장, 우징롄 중국국무원발전연구원 박사, 황더 중국은행 한국대표, 저우창팅 주한국대사관 경제상무처 공사, 왕이밍 중국국가발전개혁위원회 거시경제연구원 상무부 원장, 왕취안 베이징 자오타이(兆泰)부동산그룹 부이사장, 펑페이 중국국무원발전연구원 산업경제연구부장 등이 참석했으며 한국 측에서는 정종욱 전 주중국대사관 대사(현 동아대학교 국제학부 석좌교수), 이근 전 세계은행 자문위원, 정영록 주중한국대사관 경제공사, 박번순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 백권호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책실장, 장윤종 한국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센터 소장, 박한진 KOTRA 베이징무역관 부장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동 포럼의 주제발표는 3개 세션으로 나뉘어 각 세션별로 양국 대표발제자 한명씩 진행했다. 세션1은 ‘한중 수교 20주년, 경제협력 회고와 비전’이란 주제아래 우징롄 박사와 정종욱 교수의 발표로 꾸며졌으며, 세션2는 ‘향후 20년 한중 경제관계 新좌표 모색’이란 주제로 왕이밍 원장과 이근 서울대 교수가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세션3은 펑페이 부장과 장윤종 소장의 ‘미래형 한중 산업협력 모델 및 방안’에 대한 발제로 진행됐다. 

 

한·중 FTA, 서비스제조 경쟁력제고
“양국 상호협력 내부역량강화 기틀”

 
 

정규세션에 앞서 특별세션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쩡페이옌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이사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더욱 불거진 이시대의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한중 상생경제협력 방향을 언급하며 “한·중 양국은 FTA체결을 통해 양국 교역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쩡폐이엔 이사장은 2002년 16기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위원에 당선돼 2003년 국무원 총리를 역임한 국가고위간부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성장을 견인할 아시아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존의 구미지역을 기반으로 한 성장전략을 넘어 한·중·일 아시아 3대강국의 협력을 통한 아시아 내부역량 강화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와 관련, 한·중 협력은 안정적인 아시아 주도의 시장체제 구축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한·중 양국은 FTA를 통해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교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자유무역에 따른 양국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부문의 경쟁력 제고가 양국 국가산업 상호발전의 기틀이 될 것이라고 덧붙이며 한·중 FTA의 조속한 체결을 촉구했다.


 

 
 
신기술 개발 등 한중경제 협력여지 많아...
양국 미래발전 모델, ‘상호보완 통한 경쟁’
“한국, 한중·FTA 체결해 중국시장 선점 발빠르게 대응해야”
세션1은 ‘한중수교 20주년, 경제협력 회고와 비전’이라는 주제아래 우징롄 중국국무원발전연구원 박사와 정종욱 동아대학교 국제학부 석좌교수의 발표로 진행됐다. 우징롄 박사는 “한국과 중국의 경제협력 여지가 크다”며 부품산업의 삼성과 하이얼의 사업 파트너관계를 언급하며 산업구조조정을 통해 협력가능한 산업분야를 발굴하고 신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등 사업협력 모델을 제시했으며 양국의 문화협력 공조를 촉구했다. 그는 “한국의 경제견인정책에 힘입어 중국 경제는 지난 20년간 수출무역과 투자 등 개혁개방정책을 통해 거시경제 급성장을 이뤘다”며 앞으로의 발전모델은 한·중 양국의 오랜 협력관계 강화를 통해 동북아의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을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종욱 석좌교수 역시 “경제·문화분야는 물론 사회·정치적으로도 지난 역사를 통해 수립된 양국의 건강한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성장속도에 머무르면 안된다”며, 사회정치경제문화 전 부문의 전략적인 협력 패러다임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년간의 중국의 경제발전이 수출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이제는 시장다변화 시대를 맞아 내수시장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한중협력 발전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경제를 견인한다는 막중한 책임을 갖고 한중일 협력을 통한 내수창출 경제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한국과 중국의 서비스업 비중이 6:4로 나타나 양국의 서비스분야에 대한 공동의 관심인 가치창출 방안에 대한 논의가 앞으로 더욱 많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또한 북한변수의 선해결 없이 양국관계의 진전 돌파구를 모색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북한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중국의 정치경제 안정화와도 깊게 관계되는 만큼 양국의 북한문제 해결을 위한 동등한 입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강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패널토론 자리에서 “부부사이에서도 문제가 발생된다. 미래지향적인 발전모델을 전개해 나가는 과정에서 초래될 수 있는 양국의 갈등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며, ‘도전과 경쟁을 통한 협력’을 갈등해결의 중요한 메커니즘의 기재로 언급했다. 더불어 한-중FTA체결과 관련해 “한-중FTA는 정치적인 접근이 아닌 경제적인 관점에서 양국의 전략적인 발전방향을 강화해 나가는 교량으로서 바라봐야 한다”며, ‘일득일실’이 아닌 산업내부 분업 협력강화 등 ‘상호보완을 통한 경쟁’이 추구될 수 있는 성숙한 단계의 공조의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우창팅 주한중국대사관 공사는 “FTA타결에 따른 한·중 양국 산업부문의 일부 손실은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필연적으로 지불해야 할 대가”라며 한국은 농업부문, 중국은 화학서비스 산업분야의 단기적인 어려움이 따를 수 있지만, FTA를 통해 동 산업부문의 경쟁력 제고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양국 경제가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최근 중국경제 구조조정에 따른 경착륙 우려에 대해 “경착륙은 고성장을 이뤄나가는 과정에서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며 “최근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이 효과를 발휘해 일부 산업 등의 하락세가 완만하게 접어들었고 향후 12차 개혁개방정책 추진의 구체화와 올해있을 차기정권 교체 등에 따라 경제정책에 새로운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정명록 주중한국대사관 공사는 “향후 2020년에는 중국경제력이 적어도 15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됐다”며 한·중·일 FTA보다 한·중 양국간 FTA체결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아시아 경제강국 간의 FTA체결은 세계경제의 축이 아시아로 넘어오면서 이미 불가피한 선택이 됐다며 향후 10년동안 새로운 경제체제 전환으로 급격한 성장이 예견되는 중국시장을 한국이 한중FTA를 통해 먼저 선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 중국경제 성장률 9%대 회복예상, 내수중심 지속성장 확대
“한-중 경쟁관계 치열해질 것” 수직→수평분업·산업간→산업내분업.. 양국 무역환경개선 필요
한·중 FTA 협상문제는 ‘향후 20년 한중 경제관계 新좌표 모색’이라는 주제발표가 진행된 세션2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발제자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왕이밍 중국국가발전개혁위원회 거시경제연구원 상무부원장은 “최근 중국 GDP성장률이 8%대로 하향조정됐으나 중국이 기록한 2010년 국내총생산은 7조달러를 넘어서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가의 총생산을 합친 양을 기록했고 세계 15억명에 달하는 빈곤인구를 먹여살리는 효과를 낳았다”며, “올 하반기는 9%대 GDP성장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올 1분기 역시 8%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다며, 유럽발 세계경기 침체에 따른 수출둔화와 투자규모 축소에 따른 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경제성장동력 모색에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왕이밍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이미 인텔 등 상당수 글로벌 기업이 중국 내륙에 생산기지를 건설했으며 1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완료되는 2015년에 중국 소비시장 총액은 5조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미국에 이어 제2대 거대 소비시장이 형성되면서 중국경제는 계속적으로 성장을 거듭한다는 분석이다. 왕 원장은 최근의 중국경제 경착륙 우려에 대해 “중국 인구구조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성장둔화는 점진적이고 완만한 현상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피부양자와 노동인구간의 큰 변화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고속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원인은 “높은 저축률과 투자”라고 설명하고, 현재 1억 7,000만 고령인구를 기록한 중국사회의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향후 노동인력 수급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견되면서 저임금에 기댄 기존의 성장방식이 계속해서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경제정책 합의점은 ‘생산성 제고’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세계 각국의 경제성장률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내수확대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지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왕 원장은 “도시화와 서비스업 강화, 중소기업 육성 및 공공서비스환경 개선을 추진중”이라고 덧붙였다. 수교 이래 한국과 중국의 무역 투자관계는 빠르게 진행돼 왔다. 왕이밍 원장의 발표에 따르면 92년 2억 1,700만 달러에서 2011년 대중국 한국 무역흑자는 791억 달러를 돌파했다.

 

그는 “양국의 경제환경은 보다 경쟁적인 관계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수직적 분업은 수평적 분업으로, 산업간 분업도 산업내 분업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히는 한편, 중국과 한국은 상호간 최대 무역 파트너로서 양국간 FTA를 통해 상호 보완적인 경제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양국의 선제적인 제도지원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그는 “일희일비하면서 장벽을 만들어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며 성공적인 발전방향으로 전환하려면 양국의 높은 수준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기회 창출이 중요하다”며, 양국 경제환경 개선을 위한 금융분야의 협력과 민간차원의 소통 및 신뢰강화를 통한 실질적인 경제협력모델을 도출할 필요가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대중의존도 민감반응 지양”
“중국, 내수활성화 정책 공급측면도 고려해야”
한·중 무역자유화, 협상형 아닌 협력형으로

 
 
이근 서울대학교 교수는 FTA 체결에 따른 한중 양국경제 협력강화모델을 역설했다. 그는 한중 FTA 비용편익을 언급하며 “한국 입장에서 한·중·일 무역자유화의 우선순위는 한·중, 한·일, 그리고 삼국 동시진행 순”이라고 밝혔다. 그는 동북아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주역인 한국과 중국의 FTA가 타결되면 구미지역 등의 외국인 극동아 투자가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의 결과로서 예상되는 국내 농업과 중소기업 사업부문 등의 손실비용에 대해 이 교수는 “중국-대만, 중국-동남아 FTA의 민감품목 제외선례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손실비용은 새로운 도전과 성장의 기회에 수반되는 대가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對중 의존도가 미국과 일본의 무역의존도를 합친 것보다도 큰 25%에 달하지만 대중 의존도를 민감하게 의식하는 태도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역사속에서 한국은 시장개방 경제정책을 통해 과거의 일본, 미국 등 경제 열강에 의존해 성장해 왔다. 같은 맥락에서 중국은 현시대의 새로운 경제열강으로 도약하고 있어 중국에 대한 국내경제의 의존도가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향후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이 강세를 보이면 자연스럽게 중국 의존도는 감소할 것이므로 대중 의존도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필요가 없으며 현재 중국과의 경제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산업분야별 양국간 무역자유화를 통해 전략적인 국가협력영토를 넓혀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 EU와의 자유무역협정에 이어 중국과의 FTA를 체결을 통해 국내경제안정화의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국내경제에 이익이 되는 방향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한미 FTA의 강도 높은 방식이 아닌 낮은 수준에서 품목별로 좁은 범위에서 점진적인 개방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 교수는 “중국이 사상적으로 자본주의를 도입하고 있지 않아 시장경제체제가 아니라는 교과서적인 해석은 어리석은 발상”이라며 오히려 중국처럼 시장경제가 활성화된 나라도 찾아보기 힘들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는 중국 시장이 전면 오픈됐을 때 진출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이미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미국, 유럽 등 기타 서구 자본세력이 무역자유화를 통해 투입되기 전에 한국이 중국과의 FTA체결을 통해 중국시장을 먼저 선점하는 전략을 실현하는 것이 더욱 설득력 있는 경제발전방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만수 동아대학교 교수는 패널토론자리에서 “중국은 시장경제를 만드는 데에 성공했다. 따라서 이제는 어떠한 시장경제를 형성해 나갈 것인가의 과제를 중국 사회내 합의를 통해 다양한 실험적 시도를 거치며 중국고유의 발전모델의 답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앞으로 중국이 직면하게 될 과제는 기존 과제의 성격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국가경제 안정화 단계에 이른 세계 선진국가들의 사례를 통해 중국 역시 스스로 깨지고 부딪히는 과정을 통해 경제발전의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를 위해서 중국이 내수 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안정을 지향하는 정치적인 의미에서의 대내외 협력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의 내수중심 정책은 중국의 수요측면의 성장에 치우친 전략이라고 생각된다”며 공급측면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산업고도화 등의 산업구조 전환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중 관계에서 무역자유화 방향은 ‘협상형 FTA’가 아닌 상호보완의 ‘협력형 FTA’가 만들어져야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며 정책적인 성과에 급급한 포괄적 개방보다는 실질적으로 양국의 개방성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 협력을 통한 전략적 개방방안을 모색하고, 아시아 경제의 새로운 공헌이 될 수 있는 국가협력 채널을 마련하자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