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사내대학 운영, 현대重·대우조선도 설립 계획/고졸취업자 확대로 학사학위 취득열기 높아..자체 교육기관 심화·확대, 산학협력 통해 운영

정부가 고졸 취업자 확대를 시책으로 내놓으면서 그 어느때보다 고졸 취업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 대표산업인 조선업계 역시 예외가 아니다. 특히 조선업은 사무직 외에 생산 기능직 등 고졸자의 비율이 여타 대기업보다 높은 수준으로 이들의 학구열을 충족시킬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되고 있다.

 


사내대학은 사원들의 학구열을 만족시켜주는 동시에 전문 학위도 받을 수 있어 고졸취업자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유용하면서도 효율적인 제도로 꼽힌다. 조선사들도 사내대학을 운영 중이거나 준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산학협력을 통해 생산 기능직 사원들의 학위취득을 돕고 있으며, 현대중공업은 10여년 넘게 운영해오고 있는 ‘사내기술대학’을 내년 사내대학으로 전환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사내 ‘중공업사관학교’를 확대해 학위취득이 가능한 사내대학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며, STX조선해양은 지난 2006년 한차례 사내대학을 운영했지만 현재는 폐지했다.

 


 
 
삼성重/ ‘삼성중공업공과대학’, ‘부산대 조선해양공학 학사학위 과정’ 통해 전문학사 과정 운영
국내 조선사 중 유일하게 사내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중공업은 사내에 전문학사 과정인 ‘삼성중공업공과대학’과 ‘부산대 조선해양공학 학사학위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부산대학교와의 산학협력을 통해 2007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부산대 조선해양공학 학사학위 과정’은 전문 학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 생산 기능직 사원을 대상으로 하며 교육 과목은 선체저항설계, 건조공학, 선박 진동학 등 25과목으로 구성돼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20여명의 부산대 조선공학과 교수진이 직접 거제조선소에서 강의를 진행한다”며, “일과 후 3시간씩 주 5회 수업을 통해 73학점을 취득하면 부산대학교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모두 120명의 직원들이 이 과정을 통해 부산대학교 학사학위를 받았다.


이와 함께 삼성중공업은 사내에 전문학사 과정인 ‘삼성중공업공과대학’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월 졸업식에서 전문학사를 취득한 39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199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부회장은 “산학협력 과정을 통해 사원들이 조선소에서 일하고 학위도 취득할 수 있는 신바람나는 직장 여건이 만들어졌다”며, “최근의 이공계 및 제조업 기피 현상을 넘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꿈의 터전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대重/ ‘사내기술대학’ 1999년 개교.. 학위 취득가능한 사내대학으로 확대 예정

 
 
현대중공업은 1999년 2월 개교한 ‘사내기술대학’을 사내대학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사내대학으로 전환할 경우 교육과학기술부로 부터 전문학사학위를 인정받을 수 있어, 고졸 직원들에게 더 큰 교육혜택을 선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리더’로서 폭넓은 지식을 갖춘 고급기술인력을 육성한다는 목표아래 지금까지 1,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사내기술대학은 실무경험은 풍부하나 기술적 이론이 부족했던 사원들에게 체계적이고 폭넓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사내기술대학은 현재 조선공학과와 기전공학과 등 총 2개학과로 운영되고 있으며, 영어와 법학, 경영학 등을 공통 필수과목으로 지정했다. 총 교육시간은 약 440시간으로 교육비는 전액 회사에서 부담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사내기술대학의 목표는 새로운 사업 환경을 주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기술자를 키우는 것이다. 체계적이고 폭넓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직원들에게 평생교육에 대한 의식도 정착시키고 있다. 사내기술대학에서 학습한 과목에 대해서는 학점은행제에서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사내 지속적인 자기계발 분위기를 조성시키기도 한다. 직원들이 실무경험에 이론을 접목시킴으로써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내기술대학이 운영되고 있는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은 총 6개층으로 이루어진 건물로, 용접, 조선 및 배관, 기계, 전기, 도장, 중장비 실습장과 세미나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 생산현장을 그대로 옮겨놓고 직접 안전체험을 경험할 수 있는 안전체험 교육장도 갖추고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사내기술대학 외에 기술교육원을 통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지난 1972년 문을 연 기술교육원은 수많은 인력을 배출·양성해 국제 기능올림픽대회의 메달리스트 80여명을 배출하기도 했다.

 

 

대우조선/ 대기업 고졸 취업문화 선도.. ‘중공업사관학교’ 올 초 개교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문을 연 고졸 신입사원 교육기관인 ‘중공업사관학교’의 교육과정을 더욱 심화해 장기적으로 사내대학으로 전환시킬 예정이다.


‘중공업사관학교’는 대우조선해양이 고졸 신입사원을 중공업 전문가로 양성하기 위해 자체 설립한 교육기관으로, 동사가 야심차게 준비한 교육 프로젝트이다. 옛 남문종합관을 리모델링한 이 학교는 대학 수준의 교과과정을 소화할 수 있도록 각종 강의실과 6개의 분임 토의실, 2개의 전산실, 체육 및 예술 활동 시설을 갖췄다.


지난 1월 5일 104명의 1기생 사관학교 학생들이 처음으로 입학해 7년간 사내 자체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하게 된다. 과정을 모두 이수하면 대졸 신입사원과 같거나 평가 결과에 따라선 더 나은 대우를 받는다. 입사 첫해인 올해 연봉은 2,500만원. 교육과정 7년을 모두 마치면 현재 5,000만원 선인 대졸 신입사원과 똑같은 연봉을 받는다. 7년이라는 기간은 통상 남성 대졸사원의 경우 대학 4년, 군복무 2년, 휴학 기간 1년 정도가 소요되는 현실을 감안한 것이다. 이재율 대우조선해양 인사총무팀 대리는 “선발 과정에서 중공업사관학교의 인기가 워낙 높아 예정보다 10명 많은 110명의 예비합격자를 뽑았는데 그중 6명이 신체검사에서 탈락하거나, 대입 수시·정시 모집에 합격해 104명이 입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중공업사관학교는 남상태 전임 사장의 아이디어로 이뤄졌다. 남 사장은 유럽 출장기간 동안 현지 조선업체들이 고교만 졸업한 인재를 기업의 자체 육성, 실무능력 배양을 통해 석·박사급 이상의 실력자로 키워낸다는 사실을 듣고 학력보다는 실력 위주의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목표하에 중공업사관학교 설립계획을 발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정규 고졸 신입사원을 뽑아 대졸 신입사원과 동등하게 대우한다는 획기적 채용방식으로 구체화했다. 이는 국내 조선업계에서 최초로 시도된 것이다. 그 결과 100여 명 모집에 3,199명이 지원해 약 3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3월 취임한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중공업사관학교의 교육 과정을 더욱 심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취임식에서 고재호 사장은 “중공업사관학교에서도 최고경영자(CEO)가 배출돼 고졸 신화를 열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다할 것”이라며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으로 국민기업으로서의 가치를 최대한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장기적으로 중공업사관학교를 사내대학으로 발전시켜 학위 취득도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