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이어 한진도 선박관리사 설립, 흥아는 내년 재개
NYK 日선사와 China Shipping 中선사도 자회사 운영
원가절감과 수직통합관리의 효율화·전문화 위해 선택
국내 해운기업의 선박관리사 ‘인-하우스 서비스’ 형태

 

해운기업에서 통합관리해오던 선주와 운항자, 선박관리자의 기능과 역할이 분화·전문화되는 경향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에 편승해 최근 수년간 선박 및 선원의 관리를 전문기업에 아웃소싱하거나 직접 선박관리업을 설립해 선원·선박 업무를 처리하는 글로벌 해운기업들이 부쩍 늘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해운기업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STX팬오션, 대한해운이 선박관리업을 목적으로 한 별도의 법인을 설립, 자회사로 운영하고 있으며, 여러 기업들이 전문화된 선박관리회사에 선박관리를 맡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선박관리회사는 선박관리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원가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비용을 절감할 뿐만 아니라 전문성 있는 통합선박관리체계를 갖출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선호되는 추세다.

 

특히 지난 2003년과 2004년의 해운업계 사상 초유의 대호황기에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소형 선사들이 생겨났고, 이 기간중에 급성장한 중견선사도 여럿 있다. 이들 선사는 성장의 역사가 짧고 조직력 측면에서 선박과 선원의 관리업무를 자체적으로 흡수할 능력이 부족해 관련업무를 아웃소싱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선박관리업의 성장·발전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NYK, MOL 등 일본의 주요선사들과 자동차운송으로 잘 알려진 Wilhelmsen, 중국의 COSCO, China Shipping, 유조선의 세계 최대선사인 Teekay Shipping 등이 합작 또는 전액투자의 선박관리회사를 만들어 운영함으로써 선원선박관리의 전문화를 실현하고 있다.   


이렇게 외항해운기업들이 선박관리업무를 아웃소싱하거나 자회사 설립을 선택하는 이유는 크게 ▲원가절감 ▲수직 통합관리의 비경제성 극복(효율화) ▲전문성 제고 등을 꼽을 수 있다.

 

선박관리회사는 일반적으로 선사의 경영활동 중에서 소유를 제외한 전부 또는 일부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선박관리회사의 업무는 크게 선원의 모집과 채용, 배승, 교육을 담당하는 (1)선원관리업무와 선박의 보수, 정비, 보급, 보험, 클레임처리, 선박감독 및 기술자문 등 (2)기술적 선박관리업무, 용선계약과 운송계약및 운항, 선박 S&P, 컨설팅 등의 (3)상업적 선박관리업무로 구분할 수 있다. 이중 해운기업들이 자회사로 운영하는 선박관리회사들은 개별회사에 따라 상황이 다르지만 (2)의 기술적 선박관리업무와 (1) 선원관리업무로 시작해 궁극적으로는 (3)상업적 선박관리업무까지 처리할 수 있도록 회사의 능력을 키워나가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외항해운기업들중 선박관리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선사의 경우, 자사의 선원과 선박을 관리하고 자사선원을 양성하는 ‘인-하우스 서비스(In-Hoese Service)’형태를 취하고 대개 (1)과 (2)의 업무처리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중 STX팬오션의 자회사인 STX 포스가 동업종에의 진출이 빨라 계열의 선박관리회사로서는 선구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아직까지 대형선사의 기능적 해사조직의 발전단계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한진해운 올해 10월 ‘한진 에스엠’ 설립
선박관리부문의 기술적 전문성 제고 목적

한진 에스엠의 현판.
한진 에스엠의 현판.
이들 기업이 운영하는 선박관리 자회사의 개요를 살펴보면 가장 최근인 올해 10월 2일 한진해운이 ‘한진 에스엠(Hanjin Ship Management)’라는 선박관리 전문회사를 설립하고 선박관리업에 뛰어들었다.
부산의 사옥에 사무실을 차린 한진에스엠은 해사본부의 선박관리부서를 떼어내어 분사시킨 형태로서, 선박관리 부문의 국제경쟁력를 강화한다는 해사본부의 중장기발전 전략에 의거해 설립되었다. 새로운 선박관리체계를 도입, 운영하게 된 한진해운은 앞으로 선박의 특성별 운항관리와 선진시스템을 도입해 선박관리 업무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로써 관리수준을 한단계 높임은 물론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대고객 운항서비스를 제공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한진 에스엠의 업무는 일단 선박업무에 치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종도 초창기에는 컨테이너선박을 제외한 벌크선 관리를 하게 된다. 선박관리부문의 기술적인 전문성을 더욱 배가하는데 역량을 집중한다는 일차적인 목적을 위해 탄생했다지만, 한진 에스엠은 장기적으로 자사의 선박은 물론 외부선박의 위탁관리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조직은 한진해운의 김명식 해사본부장을 대표이사로 해 2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현대상선 05년 5월 ‘해영선박’ 설립
유코와 자사 벌크·유조선 선원선박 관리

해영상선의 설립기념식.
해영상선의 설립기념식.

현대상선은 지난해 5월 ‘해영선박주식회사(Haeyoung Maritime Services Co,. Ltd)’를 설립하고 자사의 벌크 및 유조선과 유코카캐리어스의 자동차선박과 선원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윌헬름슨 마리타임과 현대상선의 공동투자로 설립된 해영선박은 초창기 유코의 자동차운반선 20여척과 자사의 벌크 및 유조선 9척을 대상으로 시작했고, 지금도 그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해영선박을 통해 선박관리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게 되었다고 밝혔다. 해영선박이 취급하는 업무는 선원의 관리(공급)와 교육, 신조선박의 감리와 안전관리 등으로 구분돼 있다.


해사본부장인 신용호 전무가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해영선박은 현재 50여명으로 조직돼 있다. 아직은 자사선과 공동설립자인 윌헬름슨의 선박을 취급하는데 그치고 있지만 동사 역시 타사의 선박관리업무를 유치해 수익을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STX 포스, 97년 설립된 (주)포스가 뿌리
관리선박 73척 사업분야 위탁업등 다양
STX 포스의 전신은 1997년 설립된 (주)포스다. (주)포스는 초창기 범양상선(지금의 STX팬오션)의 선박 6척의 관리로 시작했다가 2003년 1월 범양상선의 해사본부와 통합해 독립된 선박관리회사로 거듭났다. 이후 2005년 STX그룹에 합병되면서 ‘STX 포스(Pos Shipping Management)’로 사명을 바꾸었다.


 

STX 포스는 타사의 선박까지 관리하며 토탈선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사업영역도 확대일로에 있다. 현재 관리하고 있는 선박은 벌크선 25척, 원목선 20척, 자동차선 3척, 케미칼선 7척, 컨테이너선 11척 등 총 73척이다. 이중 58척이 모회사인 STX팬오션 선박이며 15척이 위탁받은 선박이다.

 

사업분야는 선박 및 선원관리, 안전품질관리 기술상담 및 보험, 선박관리 대행, 선용사업, 컨설팅 등 타 외항기업에 비해 다양하다. STX 포스는 관리시스템 측면에서 ISM 코드와 ISO 9002, ISO 14001, OHSAS 18000, TMSA등 각종 인증코드와 협약의 인증을 얻음으로써 안전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장차 세계 5대 선박관리회사로 성장한다는 원대한 포부를 품고 있는 STX 포스는 조직과 인적자원, 마케팅, 관리시스템 측면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춘다는 장기계획을 설정해 놓고 있다. 대표이사는 김흥식씨.

 

대한해운, 한국선무에서 일부선박 관리
77년 3월 설립, 별개의 전문회사로 성장
대한해운 계열사인 한국선무는 1977년 3월부터 독립적으로 운영돼왔다. 현재 부정기 분야의 일부선박이 한국선무에서 관리되고 있으며, 전용선분야의 선박들은 모두 대한해운의 해사본부에서 선원·선박 업무를 관리하고 있다. 한국선무는 대한해운 자사선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사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C&그룹, KC라인 운영
흥아 95년설립 휴업 중 자회사 내년 재개
세븐마운틴해운으로 알려진 씨앤(C&)그룹의 계열사인 KC Line도 98년에 설립된 선박관리회사로서 선원과 선박, 안전품질 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흥아해운은 95년에 국제선박관리회사라는 선박관리회사를 설립하고 선원관리와 선용품 사업을 추진했으나 지지부진해 그동안 장기 휴업상태에 있다가 올해초 증자를 통해 재개 준비를 추진하고 있다. 내년 중으로 시작될 예정인 국제선박관리회사 역시 자사선박 관리부터 시작해 경쟁력을 갖춘다는 계획아래 검토작업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밖에 SK해운은 LNG선박을 제외한 선박관리를 범진상운 등 국내외 선박관리회사에 아웃소싱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선사들이 아웃소싱을 하고 있다. 반면 고려해운과 같이 자체 해사본부에서 선원선박관리를 처리하는 회사도 있다.

 

NYK, 올해 LNG전문 선박관리사 설립
시도해운 부산 시도상선 통해 선박관리
해외선사의 경우, NYK가 올해 7월 LNG선박을 관리하는 특화된 선박관리회사 ‘NYK LNG Shipmanagement’를 도쿄와 영국의 런던에 각각 설립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그동안 이 선박에 대한 보수와 비용관리 등 선박관리 업무를 자체적으로 실시해온 NYK는 신설 전문선박관리회사에 LNG선박의 관리업무를 이관했다. 증가일로에 있는 LNG선박의 안전과 경쟁력있는 코스트를 위해 20여년의 관련업무 노하우를 토대로 선박관리의 전문화를 실현한다는 것이 동사의 목표이다.


MOL도 탱커 부문 등 6개의 세분화된 자회사를 통해 선박관리와 선원공급 업무를 전문화 시켰다.


한국인 사장이 운영하는 일본선사인 시도해운은 시도상선이라는 선박회사를 부산에 설립해 놓고 관련 선박과 선원의 관리업무를 맡기고 있다.

 

China Shipping 전문 선박관리사 운영
중국해운(China Shipping)도 올해 6월경부터 세계 최대선박관리회사인 V.Ships의 아시아지역 관계사인 V.Ships(Asia)MSI와 공동으로 선박관리회사를 만들었다. China International Ship Management(CISM)라는 이름의 이 회사는 중국해운이 올해 인도받을 9,600teu급 컨테이너선박들을 관리하게 된다. 이에 앞서 중국해운은 2004년말 상해에 중국 최대 선박관리회사인 차이나쉬핑인터내셔날선박관리유한공사를 설립해 70여척의 선박과 2만여명의 선원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역시 중국선사인 COSCO그룹의 벌크수송회사인 COSCO 청도도 2003년 청도에 선박관리회사인 COSCO Qingdao Ship Management Co,. LTD를 합작으로 설립했다.


그밖에 아프라막스 유조선의 최대선사인 Teekay Shipping도 BHP Billiton과 합작으로 선박관리회사인 ‘Teekay Marine’를 수년전 설립했다.

비용절감과 전문성및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설립된 외항해운기업의 선박관리회사들은 앞으로 풀어나가야할 과제가 많다. 관리조직과 인적자원, 관리시스템, 관리원가, 마케팅 측면에서 취약점이 많기 때문이다. 자사의 선박과 선원을 처리하는 인-하우스개념의 선박관리업을 수행하더라도 통합적인 선박관리서비스 능력을 배양하고 특수선의 관리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며, 그래야 독립적인 선박관리회사로 성장할 수 있다고 업계는 지적하고 있다. 해외네트워크 미비도 문제점중의 하나다. 


 

아울러 육상 및 해상인력의 외국어 구사능력의 향상과 다양한 선원공급의 포트폴리오 구축, 외국선원에 대한 실질적인 교육프로그램을 갖추는 것도 시급한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특수선에 대한 관리시스템 갖추기와 선비의 항목별 관리원가를 낮추기 등도 해결해야할 과제로 드러난 가운데 국적선사들의 선원비가 해외선사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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